“코로나19 후유증 ‘브레인 포그’, 알츠하이머 신호 가능성”

입력 2022-02-0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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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의대 Sara Moser)
(출처=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의대 Sara Moser)

코로나19 후유증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3일(현지 시간)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저널인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의 뇌 조직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똑같은 특정 수용체 결함이 확인됐다. 이 발견은 코로나19의 주요 후유증으로 보고된 ‘브레인 포그’(brain fog)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브레인 포그는 지속해서 머리가 멍하고 생각과 표현이 분명하지 못한 증상을 말한다.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피로감, 우울 등이 함께 나타나는데 그냥 두면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이 중점적으로 들여다본 건 리아노딘 수용체(ryanodine receptor)다. 리아노딘 수용체의 결함이 브레인 포그와 같은 코로나19 후유증과 관련됐을 것으로 의심됐기 때문이다.

이 수용체의 결함은 심장이나 폐 질환, 뇌의 스트레스 반응, 알츠하이머병 등과 연관성을 보였다.

생리학ㆍ세포 생물물리학과장으로서 이번 연구를 이끈 앤드루 마크스 교수는 “코로나19 사망자의 심장과 폐뿐 아니라 뇌에서도 결함이 생긴 리아노딘 수용체가 발견됐다”면서 “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신경세포(뉴런) 내의 리아노딘 수용체 결함은 지금까지 인산화한 타우 단백질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렇게 성질이 변한 타우 단백질의 증가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특징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의 뇌에서 중요한 두 가지를 확인했다. 하나는 리아노딘 수용체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산화 타우 단백질 수치가 높다는 것이다.

인산화 타우 단백질은 또 알츠하이머병 사망 환자의 뇌 조직에서 특이한 분포 패턴을 보였다. 보통 타우 단백질이 나타나는 영역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영역에서도 인산화 타우가 관찰됐다.

이는 코로나19 환자의 뇌에 발현한 인산화 타우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인산화 타우 단백질이 코로나19 환자에게 나타나는 다른 신경학적 증상의 원인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뇌의 높은 인산화 타우 수치는 알츠하이머병의 기억력 감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됐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장기 후유증 가운데 하나인 기억력 저하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는 면역 반응으로 뇌에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구팀은 이런 염증이 리아노딘 수용체의 기능 이상과 인산화 타우 단백질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의 또 다른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생성 경로에선 어떤 분자적 변화도 확인되지 않았다.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마크스 교수는 “(브레인 포그 같은) 장기 코로나19 후유증이 무증상 알츠하이머병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아울러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만년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기 쉽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스 교수팀은 리아노딘 수용체의 유전적 결함으로 생기는 근육 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 시험을 하고 있다. 장기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보고된 기억력 저하 등의 문제가 리아노딘 수용체의 결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 임상 통과 후의 이 약이 유력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사망 환자 10명의 뇌 조직 샘플을 토대로 이뤄져 실험군이 작아 결과를 일반화하는 덴 한계가 있다. 마크스 교수는 “최종적 결론에 도달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다른 연구팀이 관심을 두고 검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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