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오늘 시행…산업계 “본보기 될라 노심초사”

입력 2022-01-27 05:00

건설업계, 1호 기업 될라 전전긍긍…대부분 현장 이른 설 연휴 적용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자(CEO)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27일 시행됐다. 산업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산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안전 관련 책임자를 지정하고 전담팀을 신설하거나 기존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등 만전을 기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꾸준히 실행해 온 안전관리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현장 안전 점검, 설비 노후와 등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해 안전한 작업 환경 구축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신설했다. 현대차는 이동석 부사장을, 기아는 대표이사인 최준영 부사장을 각각 CSO로 선임했다.

LG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주요 리스크 관리조직’(CRO)을 신설해 전사 위기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SK하이닉스는 ‘안전개발제조총괄’ 조직을 신설해 곽노정 사장을 수장으로 임명했다.

포스코는 철강 부문장인 김학동 부회장 산하에 ‘안전환경본부’를 두고 안전보건 및 환경 분야 관리체계 혁신을 추진 중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최고안전책임자(CSO)인 이두희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승진시켜 권한과 책임을 강화했다. 비슷한 시기에 현대오일뱅크도 CSO 직책을 새로 만들고 안전생산본부장인 고영규 부사장을 선임했다.

특히 각종 사고가 빈번한 건설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위반 사업장 1243곳 중 절반 이상이 건설업이다. 산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1호’가 건설업계에서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들은 당장 동절기 주말에 안전사고 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해 건설현장에 이른 설 연휴를 적용했다.

대우건설은 공사 현장에 한해 27일부터 연휴에 들어간다. 현장 상황에 따라 다음 달 3~4일까지 휴무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건설은 전국 건설현장에 27~28일 휴무 권장 지침을 내렸다. 설 연휴 전후에 본사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교육이나 점검 등을 이유로 현장 공사 규모를 축소하기도 한다.

한양은 27~28일 이틀간 현장별로 안전 결의대회, 안전교육, 안전 점검 등을 진행한다.

삼성물산도 26과 27일 이틀에 걸쳐 전 현장에 대한 안전 점검을 일제히 진행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틀 동안은 일반적인 작업량보다는 줄어든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견 건설사들은 오너들이 줄줄이 퇴진하거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김상수 한림건설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최은상 요진건설산업 부회장, 태기전 한신공영 부회장 등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법 집행에 나서는 정부도 신경이 곤두서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법안 심의 2주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졸속 입법에 따른 모호한 기준과 이중 처벌 등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실제 처벌로 이어질 경우 산업계의 더 큰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해석을 정부가 내놓았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여전하다”면서 “결국 여론 재판을 받고 기업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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