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자재 급등으로 농기계값도 결국 인상…업계 “그만큼 힘들다는 방증”

입력 2022-01-13 15:10 수정 2022-01-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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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농기계업체 대동공업의 트랙터 생산라인.  (대동공업)
▲국내 1위 농기계업체 대동공업의 트랙터 생산라인. (대동공업)

국내 농기계업계가 최근 농기계값을 최대 10% 인상했다. 업계는 최근 2년간 원자재 가격 급등과 운임비 상승, 주 52시간제 등 악조건이 가중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13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올해 초 국내 농기계 생산업체인 대동공업과 TYM 등은 지난해보다 평균 3~10% 오른 농기계 공급가격을 각 대리점에 전달했다. 국내 1, 2위 농기계업체가 원가 부담으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TYM은 주력 판매 트랙터와 콤바인, 이앙기 등 일부 농기계의 공급가격을 약 3%부터 10%까지 올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상품 종류가 많은 농기계 특성상 세부 품목별로 공급가격 인상안을 대리점에 알렸다. TYM의 한 대리점 관계자는 “경제형 트랙터와 일부 농기계들은 가격이 동결됐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농기계값이 올랐다”며 “회사에서는 원자잿값 상승 때문이라고 (인상이유를) 말했다”고 했다.

국내 1위 농기계업체 대동공업도 농기계값을 소폭 올렸다. 지난해 농기계 가격을 대부분 동결했지만, 원자잿값 급등 여파로 올해 인상을 단행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동공업은 구체적인 농기계값 인상 폭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대동공업 관계자는 “대동공업의 트랙터·콤바인·이앙기의 품목 종류가 30개 이상 되는데 이 중 일부는 동결됐고 일부는 소폭 인상했다”고 말했다.

대동공업과 TYM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국내외 주요 농기계업체들과 중소업체들도 농기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농기계업체들은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을 원자재인 철근 등 철재값이 급등한 여파로 꼽고 있다. 최근 2년간 철강재 공급은 줄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강판과 후판 등 제품들의 가격이 2배가량 급등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거래되는 철강 가격이 2020년 말 평균 1t(톤)당 60만 원이었지만, 지난해 110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해상 운임비 상승과 주 52시간제 등이 농기계 제조원가를 상승시킨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원자재 가격은 50% 이상 인상됐고, 물류 운송료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3~4배 올랐다. 또 최근 3년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도 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신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공급망 불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농기계는 주로 업계에서 생산성 향상에 큰 일조하는 비료와 농약처럼 농업의 후방산업으로 불린다. 농가의 소득이 늘어나야 이를 지지하는 산업의 제품가격이 오를 수 있는 구조다. 그만큼 농기계는 가격을 쉽게 인상하기 어려운 품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원자잿값 인상 등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는 상황으로 인해 농기계업계가 후방산업의 역할로서 자리매김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농기계업계 관계자는 “농기계는 작업의 목적별로 종류가 많이 나뉘는 다품종이면서 소량이 생산되는 구조로 대규모로 생산되는 제품이 아닌 특수목적용 장비이다”며 “생산비의 구조가 다품종이면서 소량이다 보니 제조원가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방산업으로서 가격 인상되기 어려운 품목인데 인상된 것은 (농기계업계가) 그만큼 힘들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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