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유럽 일촉즉발, 천연가스 가격 사상 최고치...아시아로도 ‘불똥’

입력 2021-12-22 15:23 수정 2021-12-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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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하루 새 20% 이상 폭등
러시아, 야말-유럽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 중단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군사행동 경고도
아시아 향한 LNG 운반선 유럽으로 유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방부 확대 간부회의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대화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방부 확대 간부회의에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대화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유럽 갈등이 일촉즉발로 치달으면서 에너지 대란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관련 비우호적 행동을 계속할 경우 군사 조치를 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앞서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공급도 중단했다. 주요 ‘에너지 젖줄’이 끊기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시아로 향하던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선들이 가격 프리미엄에 유럽으로 경로를 틀면서 아시아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의 내년 1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은 20% 넘게 뛰면서 메가와트시(MWh)당 181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국 천연가스 가격도 20% 급등하며 섬당 450펜스까지 치솟았다.

컨설팅업체 ICIS의 톰 마제크-맨서 천연가스 애널리스트는 “가격 움직임이 심각하다”며 “위험 요인이 산재해 거래자들이 앞다퉈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이 파이프라인은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된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3개 파이프라인 중 하나다. 러시아는 유럽의 최대 천연가스 공급국으로 전체 수입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20%가 야말 라인을 통해 공급된다.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 추이. 단위 메가와트시당 유로. 21일(현지시간) 고점 181유로.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 추이. 단위 메가와트시당 유로. 21일(현지시간) 고점 181유로.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를 두고 유럽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왔다. 지난 18일부터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줄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중단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너지 무기화 우려를 일축해왔다. 그는 지난 10월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조절한다는 주장은 음해”라며 “유럽이 요청하면 공급량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약속과는 반대로 불과 두 달 만에 에너지를 무기화한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서방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지속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군사행동까지 경고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의 에너지 대란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최악 한파 예보로 전력 수요가 치솟은 데다 풍속 감소 등 이상기후에 따른 풍력발전 운영 차질까지 겹쳐 전기요금도 10여 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이다.

불똥은 아시아로도 튀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에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아시아로 향하던 LNG선들이 유럽으로 경로를 바꾸고 있다. 에너지 정보분석업체 플래츠에 따르면 유럽행 천연가스 현물 가격은 100만 브리티시 서멀 유니트(BTU)당 48.5달러다. 아시아 현물 가격은 MMBtu당 41달러다. 11월 아시아 가격이 유럽보다 MMBtu당 평균 5달러 높았는데 역전된 것이다.

이에 미국은 물론 호주 LNG 화물선도 유럽으로 발길을 돌렸다. 호주는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에 LNG를 공급했다. 그만큼 아시아 천연가스 가격의 가파른 상승도 불가피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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