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T 전시회에서 탄소중립을 외치다

입력 2021-11-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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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벼리 기자

"네? CES에서요? 그거 IT 전시회잖아요."

국내 굴지의 한 그룹사 관계자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ㆍ가전 전시회 'CES'에서 '탄소 중립'을 주제로 참여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건넸다.

몇 년 전 자동차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전시회가 다루는 산업 분야가 광범위해졌다는 것은 알았지만 하다 하다 이젠 '탄소 중립'이라니, 의아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내용의 요지는 이렇다.

"CES는 이제 더는 특정 기술이나 분야에 국한된 전시회가 아니다. 기업들의 비전과 미래를 다방면으로 뽐내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우리 그룹은 전사적으로 탄소 중립이라는 기치 아래 근본적인 혁신의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CES에서 주제는 탄소 중립일 수밖에 없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기업들이 보여온 환경이나 사회 등 경영과 무관한 행보들에서는 진실성을 찾지 못했다. 오로지 대중에게 보이기 위한 면피용 정도로 치부했다.

하지만 특히, 올해 들어 기업들이 내세우는 '탄소 중립'에는 생존과 미래와 같은 간절함이 담기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인 화두로 기후변화가 떠오르면서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들이 가차 없이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기업들이 구체적인 시점이나 수치를 제시하며 탄소 중립을 현실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배경이다.

SK그룹의 계열사 CEO들은 최근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탄소 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 배출 제로(‘0’)를 달성하자는 '넷 제로 추진'을 공동 결의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최근 BBC에서 탄소 중립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인 '제너레이션 원'(Generation One)을 향한 현대차의 비전과 역할을 강조했다.

'탄소 중립이 미래'라는 말은 결코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말 그대로 투자 등 돈의 흐름에서 환경을 비롯한 경제 외적인 요소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바야흐로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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