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쓰레기가 아니라 에코시멘트입니다”…탄소중립 개척 나선 쌍용C&E

입력 2021-10-1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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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 동해공장 탐방, 폐기물 활용해 온실가스 55% 저감 계획…폐열발전ㆍESS 설비 구축

▲15일 강원도 동해시 쌍용C&E 동해공장 순환자원 저장고에서 원용교 공장장이 순환자원 원료인 분쇄된 폐플라스틱을 한주먹 움켜 쥐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5일 강원도 동해시 쌍용C&E 동해공장 순환자원 저장고에서 원용교 공장장이 순환자원 원료인 분쇄된 폐플라스틱을 한주먹 움켜 쥐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쓰레기 시멘트’ 우리나라에선 섞지 않는 폐플라스틱을 순환자원으로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시멘트를 이렇게 부릅니다. 유럽과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선 ‘에코 시멘트’, ‘그린 시멘트’라고 부르는데 말입니다.”

3600만 톤. 작년 한 해 동안 배출된 국내 시멘트업종의 탄소량이다. 전 세계가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하면서 시멘트업계도 ‘탄소 줄이기’에 나섰다. 목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5%, 1610만 톤으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멘트업계는 공정과정에서 화석원료를 폐기물로 대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15일 비 오는 강원도 동해시 쌍용C&E 동해공장을 찾았다. 여의도 4배 면적에 달하는 동해공장은 기습폭우가 내려도 시멘트 생산이 한창이었다.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생산하는 킬른(소성로)은 초고온의 열과 수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15일 강원도 동해시 쌍용C&E 동해공장 분쇄동에 분쇄기가 설치돼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5일 강원도 동해시 쌍용C&E 동해공장 분쇄동에 분쇄기가 설치돼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특히 폐기물을 분쇄하고 저장하는 분쇄동에는 많은 직원이 몰려 있었다. 공장 한편으로 향하자 잘게 분쇄된 폐플라스틱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이곳엔 분쇄기가 두 개 라인으로 나뉘어 총 4대의 분쇄기가 설치됐다. 시간당 76만 톤의 폐플라스틱 자원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현귀 쌍용C&E 사무소장은 “현재 한 개의 분쇄 라인이 시험 운전 중이고 순환자원 생산품을 만들어 시멘트에 들어가는 원료로써 사용하고 있다”며 “나머지 라인이 11월에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버스를 타고 공장 주변을 돌면서 폐플라스틱뿐만 아닌 폐타이어가 곳곳에 쌓여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폐타이어나 폐합성수지 등이 시멘트 순환자원으로 사용되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쌍용C&E가 시멘트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폐기물로 대체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기존 주원료인 석회석이 고온의 에너지로 가열되는 소성 과정에서 시멘트 전체 탄소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연탄 공급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시멘트의 제조원가 30%를 차지하고 다량의 탄소를 뿜어대는 유연탄은 시멘트업계에선 골칫거리인 셈이다.

▲15일 강원도 동해시 쌍용C&E 동해공장에서 이현귀 사무소장이 순환자원 분쇄 및 저장 설비를 안내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5일 강원도 동해시 쌍용C&E 동해공장에서 이현귀 사무소장이 순환자원 분쇄 및 저장 설비를 안내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타는 폐기물이 높은 열량을 배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에 시멘트업계는 주목했다. 쌍용C&E는 순환자원을 부원료와 연료로 활용했다. 특히 단순 소각 또는 방치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됐던 폐타이어를 시작으로 폐합성수지 등 폐기물을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사용했다.

이현준 쌍용C&E 대표는 “시멘트업계의 현 상황은 에너지 대변혁을 혁명적으로 수행에 나가고 있는 초입 단계”라며 “탄소를 줄이기 위해선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극복하는 것은 2030년에 유연탄을 제로 수준까지 끌어내리고 순환자원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C&E는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선 순환자원 구축 외에도 대기오염물질을 줄여주는 폐열발전설비 구축과 온실가스 절감 효과가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회사 측은 매년 13만 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전력비 33%인 270억 원을 절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2030년까지 탄소 저감을 위해 총 2820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탄소 중립을 실현하려는 시멘트업계의 애로사항도 존재했다. 시멘트업계가 폐기물을 활용해 쓰레기 대란을 해소해도 일부 환경단체는 이를 ‘쓰레기 시멘트’로 규정하고 폄훼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순환자원을 활용한 시멘트가 각종 발암물질과 중금속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15일 강원도 동해시 쌍용C&E 동해공장에서 원용교 공장장이 모형화된 공장 설비를 통해 시멘트 제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15일 강원도 동해시 쌍용C&E 동해공장에서 원용교 공장장이 모형화된 공장 설비를 통해 시멘트 제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원용교 쌍용C&E 동해공장장은 “순환연료로 대체함으로써 매연 등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국내에서만 좋지 않은 단어를 사용해 쓰레기로 규정하고 몰아가는 건 아쉬운 현실”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 위원장인 김진만 공주대 교수는 “이미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선 수십 년 전부터 화석연료를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해 순환자원 재활용 기술을 실용화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폐플라스틱이 증가하고 있어 이를 매립하고 소각하는 것보단 시멘트 소성로를 활용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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