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는 공연 tip] 120년 묵은 '극장귀신', 후배 예술인 만난다

입력 2021-10-1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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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정동극장, 근대 최초 유료공연 '소춘대유희' 재해석

▲국립정동극장 기획 공연 '소춘대유희-백년광대' 시연하는 배우들. (사진=국립정동극장)
▲국립정동극장 기획 공연 '소춘대유희-백년광대' 시연하는 배우들. (사진=국립정동극장)
"1900년대 정동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근대 예술이 그 지역성을 간직한 채 현재의 문법에 맞게 새롭게 계승될 것입니다."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되는 '소춘대유희 백년광대'를 총괄한 이수현 프로듀서는 5일 정동극장에서 작품의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일반 관객을 상대로 요금을 받고 공연됐던 연희극 '소춘대유희'가 현대의 시각으로 다시 태어난다.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는 '봄날에 폋쳐지는 즐거운 연희'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극장으로 알려진 협률사에서 1902년 12월 열린 국내 첫 근대식 공연이었다.

협률사는 1908년 원각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를 계승한 게 국립정동극장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열리는 무대에선 100여 년 시간을 초월한 광대들의 놀음이 최신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재구성될 예정이다.

김희철 극장장은 "지난 3월 출범한 국립정동극장 산하 예술단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작품"이라며 "춤과 노래, 연희를 포괄하는 총체극으로서 국가대표 연희 콘텐츠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1902년에 활동했던 광대들이 오늘날 후배 광대들을 만나 한바탕 연희판을 벌일 예정이다. 둘을 이어주는 매개체는 역병이다. 1900년대 초에도 서울에 콜레라가 창궐하고 도성에 전염병이 확산하면서 고종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당초 기념 공연에 참가 예정이었던 광대들이 합심해서 따로 만든 공연이 '소춘대유희'였다.

120년 전 선배 예술인도 느낀 무대를 향한 갈증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지친 후배 예술인도 그대로 느끼고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100년 동안 공연장을 지키며 살아온 백년광대와 오방신(극장귀신)이 어떤 위로를 건낼지 기대를 모은다.

안경모 연출은 "1902년 당시와 지금은 정말 많이 닮았다"며 "코로나로 갈증이 많은 시대에 한껏 웃고 즐길 공연을 만드는 게 공연 예술인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했다. 이어 "공연 역시 과거의 단순 복원이 아니라 악가무희극의 전통성을 현대에 어떻게 펼쳐낼지 고민했다"고 3덧붙였다.

강보람 작가는 "거창한 이야기보다는 환상적인 시공간으로 변한 극장에서 관객들이 마치 '한 여름밤의 꿈'을 꾸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대본을 썼다"며 "당시 전염병과 마주했던 광대들이 오늘날의 시국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할지 생각하며 이야기를 쓰다보니 광대의 본질에 대해서도 생각했다"고 했다.

▲국립정동극장 기획 공연 '소춘대유희-백년광대' 시연하는 배우들. (사진=국립정동극장)
▲국립정동극장 기획 공연 '소춘대유희-백년광대' 시연하는 배우들. (사진=국립정동극장)

특히 이번 공연은 화려한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멀티프로젝션 맵핑, 홀로그램, 딥페이크 등 실감형 기술로 협률사를 이끌던 명창 이동백을 표현하는 한편 광대들의 놀음을 CG로 재구성한다. 이를 위해 BTS, 블랙핑크, 싸이의 콘서트 무대에서 미디어아트를 선보인 영상 아트디렉터 유재헌이 참여했다. 이외에 다양한 판소리와 민요, 전통춤, 전통기예 등도 무대 위에 펼쳐진다.

유재헌은 "무대에서 공연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장면으로 들어가는 개념으로 전체 극장 구조를 변형시키려고 한다"며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지 않기도 하고, 조명과 영상을 섞는 표현 방법을 사용했다. 가상과 현실을 왔다 갔다 하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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