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후보들, '호남 표심 얻기' 토론회…정쟁보단 정책으로 대결

입력 2021-10-11 19:54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본경선 권역별 합동토론

▲원희룡(왼쪽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앞두고 주먹을 움켜쥐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원희룡(왼쪽부터),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호남권 합동토론회를 앞두고 주먹을 움켜쥐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들이 호남에 모여 본경선 합동 토론을 진행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호남을 향한 구애를 펼치며 표심을 호소했다. 앞서 진행된 토론처럼 일부 후보들 간 공방도 있었지만, 후보들은 호남권과 관련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며 정쟁보단 정책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11일 광주를 찾아 본경선 권역별 합동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8일 2차 컷오프 후 처음 진행됐으며 과거 지역별 경선의 성격을 띤 행사다.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된 만큼 각 후보끼리 주고받는 질문 수는 더 많아졌다. 후보들은 네거티브 공격을 통한 정쟁보단 정책 위주로 서로 지적하며 호남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호남 향한 구애…미래도시·산업도시 강조하며 어필

후보들의 첫 발언은 호남 공약 정책토론이었다. 먼저 발언을 시작한 유 후보는 "호남과 영남을 아우르는 지역에 반도체 미래도시를 건설하겠다"며 "세계 반도체 전쟁을 이끄는 미래도시를 남부경제권에 건설해서 영호남의 학교들에 반도체학과를 증설하고 거기서 기른 인재들이 서울, 인천, 경기에 안 가고 여기서 좋은 일자리를 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호남을 미래산업중심지로 육성하겠다"며 "4차 혁명 시대에 요구하는 끊임없는 변화를 선도해 미래산업중심지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호남 홀대론이 나오지 않게 호남이 잘 살고 대한민국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차별성을 뒀다. 그는 "호남에 첨단산업이 올 수 있는 하늘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무안공항을 김대중공항으로 바꾸고 글로벌 관문공항을 만들어서 에어시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에 집중된 여객 물류를 지방으로 이전해 지방에서도 바로 세계로 나갈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광주, 전남 지역에 첨단산업이 내려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후보는 과거 운동권에 몸담았던 시절과 한나라당 입당 후에도 호남을 잊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호남 특임장관을 임명해 힘을 실어 지역과 소통하며 풀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호남을 국정운영 중심에 세우고 제가 동행하겠다"며 "진정한 애정 실천과 책임감, 호남과 동행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광주공항·반도체 도시 등 공약 중심 질문 이어가

이어진 상호질의 응답시간에도 후보들은 정쟁보단 정책에 집중했다. 가장 먼저 질문을 시작한 유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광주공항 문제를 언급하며 "광주공항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무총리를 이 문제에 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하자 유 후보는 "무안 시민이 받도록 강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중앙정부에서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받아쳤다.

윤 후보는 유 후보의 반도체도시론을 공격하며 "산악지대에 대단위 파운드리가 들어설 수 있냐"고 물었다. 유 후보는 "하동과 구례 사이에 화개장터가 있었듯 영호남을 아우르는 지역에 하는 게 중요하다"며 "팹리스, 파운드리를 광주와 대구로 나누는 것보다 모아서 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홍 후보도 반도체 공장을 무안으로 몰아주는 게 어떻냐며 유 후보의 공약을 지적했다. 유 후보는 평택과 기흥, 이천을 예로 들며 "(멀어도) 메모리 반도체 수출에 아무 문제가 없듯 에어시티 공항 바로 옆에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 안 한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는 '이재명 저격수'답게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이 지사와) 공통으로 가도 되는 공약과 반대해야 하는 공약, 차별화해야 하는 공약이 뭔지 묻고 싶다"며 각 후보의 답을 요구했다. 이에 유 후보는 반도체 미래도시를 언급했지만, 나머지 후보는 이 지사의 공약을 잘 모른다며 답을 피했다.

싸움보단 점잖은 토론으로…주도권 가져도 예의 갖춰

주도권 토론도 서로 공격하기보단 점잖은 질문 시간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주도권을 가진 윤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을 물었다. 원 후보는 "(자영업자가) 영업을 할 수 있게 방역을 단체 기합식이나 시설 방역이 아니라 개인 방역과 자구적 노력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서도 전날 동반자임을 강조한 만큼, 공격보단 자영업자 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다. 홍 후보가 "긴장이 된다"고 말하자 윤 후보는 "아니다. 평이하다. 저도 주도권 토론에서 각 후보 정견이 듣고 싶어서 공격성은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계속해서 호남과 관련한 정책 이야기가 나오자 사회자가 자유로운 주제 선택이 가능하다고 개입하기도 했다. 이에 주도권을 가진 홍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핵공유 전술핵 재배치를 언급하며 "미국 차관보가 반박하고 바로 번복한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원래 안 된다고 했다"며 "미국이 해줘야 하는 건데 미국 방침이 안 그러니 현실성도 없고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는 얼핏 핵 안보 강화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북핵 강대국화해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협상으로 들어간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때 대장동 특혜 의혹을 언급하며 재차 이 지사를 공격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홍 후보를 향해 "천하의 대한민국 깨끗한 손 운동을 선도하셨던 홍 후보가 대장동에 더 적극적으로 한 팀이 돼서 했으면 좋겠다"며 "(이 지사가) 무슨 죄목으로 (감옥에) 갈 것 같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뇌물이 될 수 있고 배임을 얘기한다"며 원 후보의 장단에 맞췄다.

유 후보도 정쟁이 아닌 정책을 선택했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윤 후보가 생각하는 복지정책은 한마디로 뭔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아주 어려운 사람에게 두툼하게 해주자는 거랑 복지라는 것을 규모의 경제나 보편적 복지로 할만한 것을 사회 서비스로 해서 복지 자체에서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 논쟁도…윤석열·유승민, '정법' 두고 재차 맞붙어

후보들 사이에서 일부 논쟁이 있기도 했다. 유 후보는 본인의 주도권 토론 시간을 활용해 앞서 2차 컷오프 전 토론 후 논쟁이 됐던 '정법 미신 논란'을 재차 꺼내 들었다.

그는 "지난번 토론회가 끝나고 저에게 '정법은 미신이 아니다. 미신이라 말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니 유튜브를 보라. 따르는 사람이 많다'라고 해서 몇 개 봤다"며 "황당했다. 내 손바닥이 빨간 게 에너지가 나가기 때문이고 이걸로 피 토하고 암이 나았다는 말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람을 누가 소개했냐"고 묻자 윤 후보는 "우리 부인에게 얘기해준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만난 적 있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그렇다"며 "재미로도 볼 수 있다. 만날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유 후보는 "부인과 장모가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계가 없냐"고 공격했고 윤 후보는 "제가 이 정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니깐 제게 보복하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경찰의 내사 보고서란 걸 뉴스타파에 흘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1년 6개월간 뭐가 안 나왔지 않냐"며 "이제 이런 질문을 하면 후보자 비방 문제라 답변할 수가 없다"고 성을 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각 지역을 순회하며 권역별 합동 토론을 진행한다. 합동 토론이 끝난 후인 다음 달엔 당원 여론 50%, 일반 여론 50%를 반영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최종 후보는 다음 달 5일 전당대회를 통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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