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미국 대형 소매업체, 물류대란에 선박 대여 나서

입력 2021-10-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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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미국 운송 소요시간 팬데믹 이전 두배인 80일
소규모 항만서 하역 작업 가능
일일 용선 비용 1.6억원 감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LA/신화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LA/신화뉴시스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물류대란에 자체적으로 선박 대여에 나섰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연말연시를 앞두고 항만 물류 대란으로 공급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와 홈디포, 코스트코, 타깃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선박 대여에 나섰다.

이들 업체가 빌리는 선박은 약 1000개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크기다. 머크와 같은 대형 선사가 운영하는 컨테이너선의 2분의 1 수준으로 작지만, 하루 용선 비용은 평균 두 배 이상인 14만 달러(약 1억6000만 원)에 달한다. 가격 경쟁력이 생명인 유통업체들에는 비용 부담이 매우 커지게 됐지만, 규모가 작은 만큼 로스앤젤레스(LA) 항만 등 현재 병목현상이 발생한 대형 항만이 아닌 주변의 소규모 항만에서 통관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아시아와 북미 간 공급망은 마비 상태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인력 부족이 맞물리면서 항만에 선박을 정박하는 것마저 어려워지면서 화물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아시아 각국에서 미국으로 상품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의 두 배인 80일에 달한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핼러윈이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쇼핑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손 놓고 항만 화물 처리 지연 문제를 바라볼 수만도 없는 상황이다. 이전까지 선박을 직접 대여하지 않던 홈디포가 선박 대여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홈디포 관계자는 “선박을 대여한다는 아이디어는 농담처럼 시작됐다”며 “선박 대여를 통해 배관 용품, 전동공구, 크리스마스 장식품 등 계절적 수요가 높은 상품 위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LA 항만 파업 사태 때 전세 선박을 사용한 전례가 있는 월마트는 전세 선박을 이용할 때 운송에 드는 시간을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3대의 선박을 대여한 코스트코는 내년엔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품 운송 20%를 전세 선박에 맡길 예정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직접 선박 대여를 하면서 공급망 혼란 최소화에 나섰지만, 전체적인 미국 내 공급망 혼란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형 유통업체들에는 선박 대여는 그림의 떡인 데다, 공급망 혼란으로 이들 업체가 제품을 인도받기까지 드는 전체 물류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발틱해운거래소가 집계하는 발틱·프레이토스 컨테이너선 운임지수(FBX)에 따르면 태평양을 오가는 전세 선박의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운임 비용은 1만6750달러에 달했다. 이는 주요 정기 화물선 운송 비용의 두 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연말연시 대목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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