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전세대출 규제는 ‘고심’...지방은행까지 총량관리 압박 확대

입력 2021-10-04 17:09

4일, 금융위 산림종합중앙회·BNK금융 계열 은행에 총량관리 당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잡기 위한 ‘묘수’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추가 대출 규제 발표를 앞두고 ‘전세대출’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4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발표하는 가계부채 대책에는 전세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내놓는다.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취약계층 ‘실수요자’ 충격은 최소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의 은행 보증 비율 조정이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등의 방안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실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 예상보다 규제 강도가 낮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올해 6월 말 현재 주택금융공사(주금공),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SGI)이 보증을 제공한 전 금융권 전세대출 잔액은 총 174조7000억 원이다. 2017년 말 잔액 64조1000억 원과 비교하면 3년 6개월 만에 2.7배로 폭증했다. 2017년 말에서 올해 6월 말까지 늘어난 가계대출(한은 가계신용동향 기준) 335조 원의 3분의 1 정도가 전세대출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의 폭증세는 전셋값 상승 외에 낮은 금리도 대출 수요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정책금융기관장과 간담회 후 “전세대출은 실수요자 대출이기에 세밀하게 봐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금리라든지 조건 측면에서 (다른 대출에 비해)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등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을 손보는 방안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전세대출 제한 방안은 보증비율 축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전세대출 반영, 1주택자에 대한 대출 제한 등이다. 모두 다 수요자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대책 마련이 어렵다. 현재 80∼100%인 보증비율을 하향 조정한다면 은행권은 전세대출 회수에 부담을 느껴 차주를 선별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결국, 아파트를 제외한 서민주택 세입자의 전세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DSR 규제에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지난달 3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들은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폭넓게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DSR에 전세대출을 반영하면 대출자에게 미치는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정부가 이달 중순에 내놓을 가계부채 대책에 포함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게 시장의 기류다. 추가 가계대출 규제에 전세대출 부분은 제외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금융당국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제2금융권에 이어 산림조합과 지방은행의 대출에도 고삐를 죈다. 이날 금융당국과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1일 산림조합중앙회와 일부 지방은행 여신 담당자를 불러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초과한 데 우려를 전하고 총량 목표를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전국 130개 산림조합에 주어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평균 4%대로 전해졌다. 지방은행의 가계자금대출 잔액은 이미 6월 말에 작년 말보다 6.5%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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