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조 사기 의혹 아쉬세븐, 지금이 골든타임

입력 2021-10-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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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에 20% 이자를 주는 투자상품이 있다고 한다. 1월 1일에 1000만 원을 맡기면 내년 3월에는 1720만 원이 된다. 은행 적금 금리는 1.5%대란 점을 고려하면 11년 치 이자에 해당한다. 현재 불법 유사수신 혐의와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화장품 방문 판매업체 ‘아쉬세븐’ 이야기다.

2014년부터 화장품 위탁 판매를 통해 이 같은 고수익을 주겠다며 4500여 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그러다 올해 4월부터 수익금 지급이 끊겼다. 화장품이 안 팔려 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에 따르면 이때까지 아쉬세븐이 끌어모은 돈은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만으로 못 미더웠는지 상장을 미끼로 조합을 만들어 240억 원을 따로 끌어모았다. 아쉬세븐 주식 120만 주(28.6%)를 유상증자를 주당 2만 원에 매입한 ‘코파트너조합’을 통해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아쉬세븐의 기업가치는 840억 원이 된다. 작은 상장사 수준이다.

아쉬세븐의 지난해 매출액은 130억 원. 기업가치 840억 원을 설명하기에는 모자란다. 끌어모은 1조 원은 흔적도 찾을 수 없다.

특히 아쉬세븐은 위탁생산 방식으로 화장품을 만들었는데, 위탁사가 만들어준 화장품은 50억 원어치가 안 됐다. 올해 기준으론 10억 원어치도 안 된다. 한 화장품 회사 대표는 설명을 듣자마자 대뜸 ‘말이 안된다’고 했다.

아쉬세븐은 상장사를 인수했다. 자본시장 바닥에서 말이 많던 회사다. 유명한 기업사냥꾼 N모 씨나 L모 씨가 연루됐다고 알려졌다. 의심의 눈초리가 더욱 깊어진다. 또, 뜬금없이 드라마에 투자하더니, 이 회사 대표의 딸이 출연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기가 찰 일이다.

범죄행각 여부는 경찰 조사에서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추가 피해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IDS홀딩스도, VIK도 검찰 기소 직전 엄청난 속도로 피해가 확산됐다.

더욱더 일찍 점검됐다면 좋았겠지만, 뒤로 갈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유사수신 사기 범죄 특성상 지금 확실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범죄수익 은닉을 막기 위해서도 기장 중요한 시점이다.

설사 범죄행각이 아니라고 결론이 나더라도 검증은 필요하다. 누가봐도 합리적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턴 ‘경찰의 시간’이다. 빈틈없는 수사와 엄정한 결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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