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징어게임에 빠진 채권시장

입력 2021-10-03 14:02 수정 2021-10-0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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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지속·60bp대 10-3년 스플에 30-10년 스플 역전까지
대형 증권사 100억 손실설에 1000억 손실 추정도
기재부 30-10년 역전 지켜보고 있다, 연간발행계획 수립시 의견수렴

▲'오징어 게임' 포스터 (연합뉴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 (연합뉴스)

채권시장에 때 아닌 ‘오징어게임’설이 나돌았다. 드라마 대사에도 나오듯 현실이 더 지옥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소위 데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 대형증권사 손실이 100억원에 달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여기에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역전 상황이 정례화·고착화하자 비난의 화살이 기획재정부를 향하는 양상까지 벌어졌다.

지난 1일 채권시장에서는 ‘○△□ 채권 오징어게임 ○△□ ’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졌다. 내용인즉슨 ‘첫번째 게임 단기게임입니다. 단기 많은 놈 죽어. 두번째 게임 커브게임입니다. 스팁 죽어. 세번째 게임 듀레이션 게임입니다. 롱 죽어. 네번째 게임 다시 커브게임입니다. 플랫 죽어. 다섯번째 게임 30년 게임입니다. 30년 숏 죽어’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첫번째와 세번째, 네번째 게임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실제 인상이 단행되면서 8월을 전후해 약세장이 본격화하는 상황을 빗댄 말로 보인다. 특히 9월 들어서는 미국 연준(Fed)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까지 가세하면서 강세를 보인 날을 찾아보기 힘들었었다.

실제, 7월말 대비 10월1일 기준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과 통안채 1년물 및 2년물 금리는 각각 34.0bp와 17.4bp, 21.8bp 급등했다(1bp=0.01%p). 같은기간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30년물 금리도 21.6bp, 38.4bp, 25.4bp씩 올랐다.

수익률곡선(일드커브)도 가팔라지는(스티프닝) 양상이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는 지난달 27일(60.2bp) 60bp대로 올라선 이래 안착하고 있다. 전달 28일엔 64.7bp까지 벌어져 7월9일(65.8bp) 이후 2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채권시장에서는 모 대형증권사가 100억원 가량 손실을 봤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100억원에 0이 하나 더 붙어 손실이 1000억원에 달한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두번째 게임은 1일 상황을 빗댄 말로 보인다. 이날 비교적 단기물인 통안채 2년물과 국고채 3년물은 각각 2.6bp와 4.0bp 오른 반면, 장기물인 국고채 10년물은 2.1bp 상승에 그쳤고, 초장기물인 국고채 30년물은 되레 0.9bp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끝으로 다섯번째 게임은 최근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차가 역전된 상황을 일컫는다. 실제 지난달 23일(-1.0bp) 역전 이후 7거래일째 역전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재부가 구두개입에 이어, 10월 국고채 경쟁입찰 발행계획에서 9월대비 물량을 30년물(2조8000억원)은 유지한 반면, 10년물(2조1000억원)은 2000억원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역부족인 모습이다.

특히, 매년 30-10년물간 금리역전이 정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채권시장 불만이 커지고 있다. A·B·C·D사 채권 담당자는 “30-10년 금리역전이 매년 정례화하고 있다. 매년 하반기 역전이 수학공식처럼 돼 버렸다”며 “30-10년 금리역전은 통상 장기 경기불황을 시사한다. 경기요인이 아닌 수급논리로 그렇게 되면서 기재부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기재부가 애초부터 수요예측을 잘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30년물은 보험사 수요가 많다. 또 안보이는 수요도 상당하다. 본드포워드로 증권사나 은행 숏이 많은데 그런 부분들에서 안 잡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사 채권담당자도 “복합적 요인이 있는 것 같다. 긴축전환기엔 초장기물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다 9월들어 금리가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베타가 낮은 초장기물이 둔감하게 움직인 탓”이라며 “30년물 공급이 줄었고, 분기말 엔드수요가 커진 가운데 외국인수요까지 가세했다. 9월 옵션발행이 미미했고, 모집으로 30년물 공급이 안됐고, 10월에도 2조8000억원보다 더 하지 못한 것 등도 영향을 미쳤다. 기재부쪽에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투기세력도 가세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F사 채권담당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30년물을 사고 5년물을 밀어내는 30-5년 투기거래가 있었던 것 같다. 급속한 장기금리 상승에 10-3년 플랫으로 접근한 곳에서의 손절도 10년물이 30년물 대비 상대적으로 약했던 요인”이라고 봤다.

실제 올해 국고채 발행 중 20년~50년물 비중은 30±5%에 그친다. 이는 지난해 35±5% 대비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채권시장 부담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장기물 발행 비중을 줄인데다, 올해부터는 국고채 2년물을 새로 발행하기 시작한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이한 기재부 국채과장은 “IFRS 등에 보험사 수요가 많다. 역전 상황 역시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장기물에 대해서는 잘 보고 있다. 계속 상황을 보고 그때 그때 검토해서 (대처) 하려고 한다”며 “연도별 국고채 발행계획을 검토할때도 은행·증권·보험쪽 등 의견을 듣고 있다. 내년 발행계획을 수립할 때도 기관들의 의견을 종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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