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실리콘밸리’ 텔아비브의 빛과 그림자

입력 2021-10-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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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스타트업 13개사 달해…5년 전에는 1곳
IT 기업 종사자, 평균 연봉 다른 산업 2배
빈부 격차 확대·집값 급등에 정부 고심

▲이스라엘 텔아비브 해변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따뜻한 햇볕을 즐기고 있다. 텔아비브/AP연합뉴스
▲이스라엘 텔아비브 해변에 수많은 인파가 몰려 따뜻한 햇볕을 즐기고 있다. 텔아비브/A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텔아비브는 샌프란시스코와 오스틴 같은 미국 도시들처럼 기술 열풍에 힘입어 고속 성장하고 있다. IT 산업은 물론 엔터테인먼트나 레저 등 다른 분야도 수요가 커지면서 발전하고 이에 힘입어 곳곳에 새 빌딩이 올라가고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호황 속에서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며 텔아비브의 명암을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피치북데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6월 초 기준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1850억 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인 ‘유니콘’이 13개사에 이른다. 5년 전에는 단 1개였다.

투자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온다. 비영리단체 ‘스타트업네이션센트럴’은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이 올 들어 8월 4일까지 총 151억 달러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는 연간 107억 달러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디지털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속된 혜택을 이스라엘이 톡톡히 보고 있다.

IT 시장의 발전은 컴퓨터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전문가 이외에도 판매와 마케팅, 사업관리, 회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활약할 공간을 마련했다.

IBI캐피털은 현재 약 3만5000명의 이스라엘 사람이 140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1인당 평균 40만 달러에 이른다. 탈 도리 IBI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상장사에 일하는 이스라엘인들의 주식 자산이 향후 2년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현지에서 기업인수목적법인(SPAC·스팩)을 통한 상장은 48건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윤택한 자금 흐름은 텔아비브와 그 근교 양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은 예약을 잡기 어려워지고 은행들은 기록적인 건수의 모기지를 제공,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고급차 판매도 올해 역대 가장 많다. IT 기업이 참여해 열리는 기업공개(IPO) 축하 파티 열기도 뜨겁다. 한 현지 이벤트 기획 담당자는 “1년 새 고객이 3배 늘었다”며 “초기에는 IT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했던 직원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우리를 찾았는데 이제는 IPO를 축하하는 초호화 파티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IT 열풍에 따른 넘쳐나는 돈이 긴장도 조성하고 있다. 이스라엘 통계청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IT 업계 종사자 약 33만8000명 평균 연봉은 9만5000달러로 다른 산업의 2배 이상이다.

생활비와 집값이 뛰면서 서민 대부분은 텔아비브와 그 근교에 살 수 없게 됐다. 딜로이트의 2021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유럽에서 텔아비브보다 주택 가격이 비싼 곳은 프랑스 파리밖에 없다. 텔아비브의 방 4개 아파트 가격은 약 96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다른 이스라엘 도시보다 집값이 70% 이상 높은 것이다.

급격한 성장으로 고급 인력 부족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스타트업네이션센트럴과 이스라엘 혁신청이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기업의 60%는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WSJ는 “IT 열풍에 다른 빈부 격차 확대로 이스라엘의 문화와 종교, 정치적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는 아랍계 주민과 초정통파 유대교인 등 소수자를 더 궁지에 몰아 나프탈리 베네트 새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이스라엘 정부는 IT 기업 직원들이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이익에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IT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아랍인과 초정통파 유대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직업훈련에 지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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