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부미 정초석, 안내판 하나 설치하는데 1년..국감 앞두고 급했나

입력 2021-09-15 16:58 수정 2021-09-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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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감에서 이슈화..문화재청 6월18일 최종결론
9월17일까지 설치 3개월 시한, 시한 이틀·올 국감 한달 앞두고 설치

(한국은행)
(한국은행)

일제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가 쓴 정초석(머릿돌) 앞에 안내판 하나를 설치하는데 1년이 걸렸다. 차일피일 미루다 국정감사(국감)를 앞두고 논란이 재개될 것을 우려해 부랴부랴 설치한 것은 아닌지 뒷맛이 씁쓸하다.

15일 한국은행은 화폐박물관 정초석 앞에 ‘定礎(정초)’라는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 글씨라는 것을 명시한 안내판을 설치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한은 화폐박물관 정초석 글씨가 일본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 친필이라는게 이슈가 됐었다. 이후 문화재청은 전문가 현지조사를 통해 사적 제280호 ‘서울 한국은행 본관(현 화폐박물관)’ 정초석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 글씨라고 확인했고, 한은과 서울 중구청은 문화재청에 현상변경 허가신청을 냈다. 보존이냐 삭제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정초석 앞에 안내판을 설치하는 것으로 마무리한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문화재청에 참고자료를 제출했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올 1월 현지조사 후 1차 심의를 거쳐 보류결정을 내렸다. 이후 정초석에 묻어 있는 일부 이물질에 대해 성분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올 4월 심의에서도 2차 보류결정을 내렸다. 이후 5월 또 한 번의 현장조사 후 6월18일 최종 결론을 내렸다.

최종 결론에서는 안내판 문안과 크기, 설치 위치 등 세부사항도 결정해 한은이 준수토록 했다. 안내판 설치시한은 9월17일까지 3개월로 못 박았다.

올해 한은 국감은 다음달 15일로 예정돼 있다. 결국 지난해 국감에서 문제가 불거진지 11개월만에, 설치 시한과 올해 국감을 각각 이틀과 한달 앞두고 설치가 이뤄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최종 결정후 3개월이라는 시한이 있었다”면서도 “그간 장마가 있었고 외부에 설치하다보니 날짜와 시기를 조율한 것일뿐”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안내판 문안(문화재청 통보)

이 머릿돌(정초석)은 일제가 침략을 가속화하던 1909년 7월 11일 설치되었다. ‘定礎(정초)’라는 글씨는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가 쓴 것이다. ‘隆熙三年七月十一日(융희* 3년 7월 11일)’은 광복 이후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나, 누가 썼는지는 알 수 없다.
이 머릿돌은 일제 침탈의 흔적이지만, 남겨 둠으로써 과거의 상처를 기억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고자 한다.
* 1907년부터 사용된 대한제국의 마지막 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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