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산 '부라타 치즈'가 나오려면

입력 2021-09-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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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원유가격연동제가 유지되는 한, 극단적으로 말해 유업체, 소비자는 물론이고 낙농가까지 전부 공멸의 길로 들어설지 몰라요.”

우유가격 인상에 따라 유제품 가격이 동반상승하는 '밀크 인플레이션'을 두고 기자가 만난 유업체 전문가 및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시장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원유가격이 비용 상승 압박으로 이어져 결국 국내 유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낙농가들의 비용을 보전해주기 위해 생산비, 변동비 등에 비례해 원유가격을 책정하는 정책이다. 저출생 기조에 우유 소비 트렌드까지 바뀌면서 지난해 국내 우유 소비량이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음에도 되레 원유가격이 오르는 기현상도 이 때문이다. 최근 낙농가는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했다. 특히 올해 인상 폭은 지난 2018년의 5배로 유제품 가격 폭등도 우려된다. 우유만큼은 수요ㆍ공급에 따른 시장 원리를 비껴가는 셈이다.

국산과 수입산 우유의 경쟁도 예고된 상황이다. 2026년부터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 유럽연합(EU) 등지에서 들어오는 우유, 치즈에 적용되는 관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값싸고 질 좋은 수입산 우유와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는 국산 우유. 소비자와 유업체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명확해 보인다.

한 전문가는 “대형 유통업체들 중에서는 국내산 부라타 치즈가 나오면 팔겠다는 수요가 있다. 하지만 유업계 입장에선 비싼 국산 원유로 생산하면 수입산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데다 곧 값싼 수입 우유가 들어올 예정인데 굳이 국산 치즈 개발에 투자할 동인이 없다"고 지적한다.

정부 및 유관단체는 원유가격연동제를 손질하겠다고 나섰지만 낙농가 측은 유통마진구조로 화살을 돌리며 제도 개혁에 몽니를 부리고 있다. 원가부담 압박에 시달리는 유업체, 최종 가격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소비자의 마음이 식어가는 사이 고립을 자초하는 쪽은 과연 누구인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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