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포식자 카뱅 上] 플랫폼 금융, 적수가 없다…“토스뱅크 열어도 일강”

입력 2021-08-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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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9억 원 vs -84억 원.’

2017년 동시에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올 상반기 성적표다. 현재 참여자가 2곳밖에 없는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서 카카오뱅크가 압도적인 성과를 내자, 이들이 시장의 지배자 위치에 올라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9월에 출범하는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2분기 실적이 아직 공시되지 않은 케이뱅크는 3월 말 기준 영업수익 801억 원, 영업손실 1054억 원, 상반기 기준 84억 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2017년 이후 쭉 적자를 내다 2분기 들어 123억 원의 첫 흑자를 냈다. 카카오뱅크보다 3개월 먼저 문을 연 케이뱅크가 선점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케이뱅크가 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건 가상자산(가상화폐) 열풍 덕분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업비트와 실명계좌 발급 제휴 계약을 맺었다. 이후 가상자산 투자가 대세가 되면서 케이뱅크 계좌에 자금이 몰려 케이뱅크는 4월 수신 잔액 10조 원을 넘겼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12월 수신 잔액 10조 원을 넘겼고,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케이뱅크보다 2배가량 많은 26조6259억 원이다.

플랫폼의 미래 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는 고객 수와 월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수는 양사 간 1000만 명가량 차이 난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1671만 명, 한 달 동안 카카오뱅크 앱을 접속한 사람은 1400만 명대이며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619만 명, 한 달 동안 앱을 접속한 사람은 400만 명대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결정적인 차이점으로 ‘연결성’을 꼽는다. 카카오뱅크는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 결제 앱인 카카오페이 등으로 연결돼 카카오 안에서 여러 가지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지만 케이뱅크에는 이 같은 확장성이 없다는 것이다.

양사의 또 다른 점은 기업 문화다. IT 회사로 출발한 카카오뱅크와 KT의 자회사로 출발한 케이뱅크는 시작점부터 달랐다. 케이뱅크 출범 당시 KT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케이뱅크는 비전과 사업계획을 발표할 때 KT와의 협업을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KT는 케이뱅크 대주주가 되려고 했지만 법망에 걸려 무산됐다. 이후 KT는 최대주주로 있는 BC카드를 내세워 케이뱅크의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출범 직후부터 주주 변경 과정까지 KT가 관여하면서 케이뱅크 성장이 제약을 받았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입김이 강한 KT가 주주로 참여하면서 케이뱅크가 인터넷은행업이란 새로운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제대로 다지지 못했다.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돈이 되는 사업에 과감하게 뛰어드는 분위기였다면 케이뱅크는 대주주 KT 등의 영향으로 기존 전통은행 방식으로 운영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9월 토스뱅크가 문을 열고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뛰어든다. 모회사 토스의 현재 가입자는 2000만 명,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1100만 명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대해 일강(카카오뱅크)ㆍ일중(토스뱅크)ㆍ일약(케이뱅크)이라고 전망했다. 위 교수는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처럼 플랫폼 효과가 없지만 송금에 대한 나름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며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를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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