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패닉①] 성수기에도 힘 못 쓰는 영화계…한국영화 매출 '반토막'

입력 2021-08-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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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8-19 17:25)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수익 배분 구조 변경 등 자구책에도 점점 버티기 힘들어

'7말 8초'.

극장계는 7~8월을 성수기로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기 전까지 공식처럼 여겨졌다.

19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올해 7월 한국 영화 매출은 206억7000여만 원에 그쳤다. 지난해 7월 한국 영화의 매출액인 399억7786만 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2015년 7월엔 857억9261만 원, 2016년 7월엔 1269억7041만 원을 벌어들였던 것과 비교하면 금액 차는 더 크다.

코로나19 이전 8월은 매출액이 더 컸다. 2017년 8월 1678억3290만 원, 2018년 1861억6064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관객 수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지난해 7~8월 1206만9399명이었던 한국 영화 관객수는 올해 7~8월(19일 기준) 561만2417명에 불과하다.

올해 8월은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에 기대감이 실리지만 '1000만보다 귀한 100만 관객'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비대면 시사회, 되려 비용 증가

영화 개봉일 1~2주 전엔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린다. 영화를 언론에 공식적으로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이 때문에 언론사, 배급사, 극장은 이날을 '디데이(D-day)'로 여긴다.

배급사는 언론배급시사회를 위해 용산 CGV, 메가박스 코엑스,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 등 장소를 정하고 각 영화관에서 제일 큰 상영관 하나를 대관한다. 한 상영관에 모여 함께 영화를 본 후 배우와 감독은 무대 위에, 취재진은 객석에 앉아 영화와 관련된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다.

지금은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코로나 방역 지침인 거리두기 좌석제를 적용해야 하는 만큼 같은 목적을 갖고 극장을 찾은 취재진도 한 공간에 모일 수 없다.

질의응답도 대부분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화 속 배우를 실물이 아닌 또다시 스크린으로 마주한 채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야 한다. 홍보사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기자들의 질문을 문자로 받은 후 현장 MC에게 넘긴다. 배우들은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카메라를 통해 질문에 답한다. 인터뷰 방식도 대면이 아닌 화상이 대부분이다.

비대면으로 전환하면서 더 큰 비용이 나가고 있다. 최근 화상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대면을 최소화하라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면서 취재진의 궁금함을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련한 대책들"이라며 "비대면 전환은 영화계의 팬데믹 생존법"이라고 말했다.

쇼박스 관계자는 "아주 큰 상영관의 경우 예전엔 한 관만 빌렸다면 지금은 2~3개를 빌려 진행하고 있다"며 "생중계는 별도의 장비가 필요해서 이를 위한 극장을 또 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면을 했을 때 소통이 훨씬 원활하다. 배우들도 얼굴 보고 인터뷰 하고 싶어한다"며 "상황이 회복되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7월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영화 '모가디슈'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김소희 기자 ksh@
▲7월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영화 '모가디슈'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김소희 기자 ksh@

극장·배급사 '자구책' 마련했지만…"생존 분위기 조성 필요"

일반적으로 영화 티켓의 매출이 발생하면 극장과 배급사는 5대 5의 비율로 수익을 나눠 갖는다. '모가디슈'와 '싱크홀' 배분 방식은 달랐다. 한국상영관협회가 이 영화들에 대해 총제작비의 50%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 매출 전액을 배급사에 먼저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했다.

각각 200억, 100억 원대의 제작비가 든 대작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이면 생각하지도 못한 '통 큰' 계약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CJ CGV 관계자는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으면 메인 투자사나 제작사가 영화 투자와 제작에 소극적이게 되는 악순환이 될 것"이라며 "한국영화산업을 살리기 위해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가디슈'가 300만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싱크홀'은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여기에 '인질'까지 힘을 보태는 분위기다. 언뜻 숨통이 트인 듯해 보이지만 내부에선 "갈 길이 멀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 CJ CGV는 3887억 원, 메가박스는 655억 원, 롯데컬처웍스는 510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영화계는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영화계는 1년 6개월간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업종별 매출액 감소 추이를 세밀하게 나눈 후 지원책과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CJ CGV 관계자는 "정부가 영화계에 대한 금전적 지원이 어렵다면 극장이 생존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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