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선수들 향한 사이버 폭력 "도 넘었다"

입력 2021-08-04 10:52

양궁 안산, 김제덕 등 젠더 갈등 격화 불씨로 사이버 폭력 무방비 노출

▲2020 도쿄올림픽 수영 종목에 출전한 황선우(한국체고·18)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수영 종목에 출전한 황선우(한국체고·18)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200m 자유형 한국 신기록, 100m 아시아 신기록을 경신한 '뉴 마린보이' 황선우(서울체고·18)에 도를 넘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황선우를 ‘느린보이’, ‘천재호소인’ 등으로 지칭하며 비하와 성희롱을 일삼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 ‘느린보이’, ‘황인간’, ‘천재호소인’ 등을 검색하면 황선우를 비난하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 캡처)

느린보이와 황인간은 황선우 직접 언급을 피하기 위한 필터링 단어다.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 캡처)

비난은 이번 대회 개회식 기수로 나서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에 비해 메달을 따는 등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조롱이 주를 이룬다. 이 때문에 종목과 성별을 막론하고 한국 선수가 메달을 획득하면 황선우와 해당 메달리스트를 비교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커뮤니티 캡처)
(커뮤니티 캡처)

성적에 대한 조롱에 그치지 않는다.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외모 비하와 성희롱, 고인 모독 등 선을 넘는 비난이 유머로 소비되고 있다.

다수 커뮤니티는 황선우에게 호의적이다. 그마저도 대회 일정이 끝난 뒤에는 관심이 덜한 양상이다. 유독 일부 커뮤니티에서만 선수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윗글이 게시된 곳은 젠더 이슈에 있어서 과격한 목소리를 내던 커뮤니티다. 이들은 일베 등 극우 성향 사이트의 ‘미러링’ 명목으로 극단적인 표현을 이어 왔다.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종목에 출전한 안산(광주여대·20)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종목에 출전한 안산(광주여대·20) (연합뉴스)

도쿄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 대한 사이버 폭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양궁 3관왕 안산(광주여대·20)이 SNS에서 사용한 단어와 쇼트커트, 여대 출신 이력으로 인해 ‘페미니스트’, ‘남혐’ 이라며 일부 누리꾼의 비난을 받았다.

양궁 2관왕 김제덕(경북일고·17)도 ‘한남 유충’ 등으로 비하된 바 있다. 안산에게 가해진 사이버 폭력에 대한 미러링 내지 반발로 해석된다. 황선우는 김제덕에 이은 보복성 공격의 대상이다. 실제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황선우의 대회 경기 출전 이후 김제덕을 비하하는 글이 줄었다. 오히려 황선우를 평가절하하기 위해 김제덕의 성과와 외적 요인들에 호의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결국, 젠더 갈등 양상이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자양분 삼아 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17~20세의 어린 선수들이 수위 높은 비난과 조롱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이를 “논란의 여지 없는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의 댓글 폭력은 실체가 모호하다”며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호한 실체에 의해 다수에게 외면받고 비난당한다는 착각을 하게 되면, 향후 경기력이나 준비 과정에서 동기 부여를 깎아내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모호한 대상에 대한 공포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정신적 충격을 재현하고, 이로 인해 과각성(긴장) 상태로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PTSD가 심화되면 경기 내에서의 과감한 시도를 주저하거나 혹은 극단적으로 출장 자체를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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