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애린의 벤처 만들기]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리더십

입력 2021-07-26 05:00

미국 뉴스쿨 학장·파슨스 디자인스쿨 경영학과 종신교수

얼마 전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교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인터뷰를 요청해 왔다. 나도 시작할 때 몰랐는데, 내가 개교 이래 첫 ‘아시안 여성’ 학장(Dean)이기 때문이란다. 종종 이런 점이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인터뷰 요청을 거부해 왔으나, 이번에는 학생들이 많이 보는 매체라 응하기로 했다. 뉴욕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 동양인에 대한 적대감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학생들에게 응원이 돼 보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기도 했다.

여러 질문이 있었는데 그 중 두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 두 질문은 벤처를 진행하는 창업자에게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질문은 지난해 코로나로 증대된 불확실한 시간에 어떤 접근방법이 조직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대한 리더십 조업을 해 달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 세계 지도자들이 점점 자국주의와 배타성을 이용해 지지층을 구축하는데, 기업이나 교육조직의 리더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맞서 싸울지이다. 미국 기업의 우수 인재들이 더욱 다양화되는 현실에서 자국주의, 인종차별, 다름에 대한 거부감 등은 리더들이 조직을 이끄는 데 크게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코로나가 바꾼 것 중 가장 큰 것이 비대면을 통해 일을 추진하는 것이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 있었던 록다운(Lockdown) 대응은 어떤 형태의 모임도 차단했기에 모든 일을 완전히 온라인으로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리더나 벤처를 진행하는 창업자에게 너무나 큰 제약을 주는 상황이었다. 어려운 시기에는 특별히 서로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고, 신뢰는 반드시 일을 처리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상대가 내 편이라는 감정이 중요하다. 이런 감정을 쌓는 데는 여러 모양의 소통이 필요한데, 모자이크처럼 처리되어 얼굴만 보이는 온라인은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모자라기 때문이다.

더욱이 매일 새로운 문제나 이슈가 다가오고 미팅들이 온라인으로 잡히는 상황은 리더로 하여금 즉각적 대응을 하게 내몰고, 자칫 무엇이 중요하고 왜 이런 일이 있으며 어떤 것이 더 심각성이 있는 이슈인지에 대한 판단을 흐려 놓는다. 더불어 온라인에서 진행되다 보면 상대에 대해 섭섭하고 실망하고 의심하는 감정들이 더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내 자신이 가장 도움을 받았던 것은 조직원들이 제시하는 문제와 나의 대응에 어느 정도 공간을 두고 다가가는 것이었다. 공간을 둔다는 것은 문제의 이슈와 나라는 사람을 어느 정도 분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리더는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자신의 감정적 반응이 어떤지를 살펴야 한다. 팀원들의 태도나 문제 제기에 반응하는 나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분석하고 그 감정을 인정할 수 있어야 문제 해결 과정에서 감정에 휘둘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상황을 피하고 좀 더 객관적으로 문제의 근원을 알 수 있으며 보다 공정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

두 번째 질문은 여러 모양의 조직이 생각보다 많이 접하는 상황이다. 자국주의나 국수주의를 외치는 지도자들은 사실 인그룹/아웃그룹(in-group/out-group)으로 상대를 나누려는 우리의 성향을 이용하는 것이다. 인그룹/아웃그룹 멘탈리티(mentality)는 미래 존재가 위협을 받거나, 현 상황이 어려울수록, 기회의 수라든가 나누는 양이 적을수록 눈에 띄게 드러나는 인지심리이며 행동이다. 팀이나 조직 안에 인그룹/아웃그룹의 구별이 강해질수록, 관계편협성이 증가할수록 창의성, 협업, 그리고 혁신 가능성은 큰 타격을 받는다.

인그룹/아웃그룹으로 세상을 나누는 것은 어찌보면 인간의 DNA에 박혀 있는 변할 수 없는 성향이기도 하다. 내 편이 아니면 남, 내 편도 아니고 남도 아니면 더 존재를 무시하는 것이라 보면 되겠다. 하지만, 이는 또한 우리가 신뢰를 쌓는 기본조건이 되는 경우도 많다. 내 편이라는 생각은 적어도 그룹 안에서의 상대에 대한 너그러움과 정보공유 등 중요한 행동들을 촉진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의 본능적 성향을 좀 더 긍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유연적 인지(flexible cognitive style)이다. 이는 내 스스로 느끼며 노력한 것으로 종종 리더의 역량으로 생각해 왔으나, 사실 더 중요한 것이 리더가 조직 구성원들의 유연적 인지 능력을 증진시키고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연적 인지 능력은 내 편이 아닌 남의 시야와 상황도 이해하려는 데서 근거하는데, 이 또한 시작은 내가 그보다 무엇을 덜 가졌는지보다 내가 그보다 무엇을 더 가졌는지를 인지하는 데서 시작한다. 내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방어기제가 발현되고 자기보호 본능이 강해지며 책임회피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도 어려울 수 있는 벤처에 유연적 인지 능력은 혁신의 가장 중요한 조직 마인드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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