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이은 '공모가 낮추기' 행보 논란···투자자 보호 차원 의견도

입력 2021-07-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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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급으로 꼽히는 기업공개(IPO) 종목의 공모가가 사실상 금융당국의 요구로 잇따라 낮춰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명확한 근거 없이 공모가에 개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과 함께 최근 청약 시장의 과열 양상을 고려하면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IPO를 실시했거나 앞둔 기업가치 수조 원 대에 달하는 대형 공모주 4개 가운데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SD바이오센서,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3곳이 모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논란이 되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가 공모가 수준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금감원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달 하순 크래프톤에 대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에 대해 "공모가 산정 기준을 더 명확히 기재해달라는 취지"라며 "공모가가 높은지 낮은지 우리가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이 정정신고서에서 공모가를 낮춰 제출한 뒤 통과된 것을 고려하면 금감원의 정정 요구가 사실상 공모가 인하 압박이라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이다.

크래프톤의 경우 당초 공모가 희망 범위를 45만8000원∼55만7000원으로 제시했다가 '거품' 논란 속에 정정 요구를 받자 희망 공모가를 40만∼49만8000원으로 낮췄다.

SD바이오센서도 공모가 희망 범위를 최초 6만6000∼8만5000원에서 4만5000원∼5만2000원으로 낮춰 정정했다.

가장 큰 쟁점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정해져야 할 공모가 수준에 당국이 개입하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다. 회사 측이 제시한 공모가가 비합리적인 수준이면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걸러질텐데 금감원이 자의적으로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의문이 금융투자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가 희망 범위가 지나치게 높으면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가 희망 범위 하단으로 정해지거나 흥행에 실패하는 등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을 다 거치게 된다"며 "지금은 당국이 가격까지 지나치게 관리하려고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에 유니콘(기업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대 이상인 비상장기업) 기업들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금감원의 공모가 낮추기 행보가 '찬물'을 끼얹고 이들 기업을 해외 상장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쿠팡 같은 기업이 미국 증시로 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미국 시장에서 '제값'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국내 유니콘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즉 유망 기업이 제 몸값을 받기 위해 해외 증시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국내 증시에서 제값을 받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공모주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어느 정도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SD바이오센서의 경우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인 16일 종가가 6만1000원으로, 최초 공모가 희망 범위인 6만6000∼8만5000원을 상당히 밑돌면서 '공모가 거품'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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