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청산이 더 낫다" 보고서 나왔지만…'매각 흥행'이 더 중요

입력 2021-06-30 15:26 수정 2021-06-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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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가 전 M&A' 추진 중…구체적 회생계획 도출 여부가 회사 앞날 가른다

▲쌍용차의 정상화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평택공장 앞에 걸려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의 정상화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평택공장 앞에 걸려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자동차를 청산하는 편이 더 낫다는 조사위원의 보고서가 나왔다. 불확실한 경영 상황이 재확인된 건데, 쌍용차가 이미 ‘회생 계획 인가 전 M&A(인수ㆍ합병)’를 추진하고 있어 큰 파급력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행 중인 매각전에 다수 투자자가 참여해 구체적인 회생 계획안을 도출하는 것에 쌍용차의 앞날이 결정될 전망이다.

30일 쌍용차 조사위원을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인수 예정자가 확정되기 전까지 공개되지 않지만, ‘청산가치존속가치보다 더 높다’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를 회생하는 것보다 파산시키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뜻이다.

한영회계법인이 28일 제출한 중간 보고서에는 쌍용차를 청산할 때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약 1조 원, 쌍용차를 회생할 때 예상되는 미래 수익(계속 가치)은 6000억 원대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었던 2009년 법정관리 당시만 해도 쌍용차의 계속기업 가치는 1조3276억 원으로, 청산 가치 9386억 원보다 높았다.

법원 관계자는 "중간 보고서에서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라는 내용이 담겼는데, 최종 보고서도 해당 내용이 최종 결론으로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세세한 수치 정도만 바뀔 것"이라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은 4월 15일 쌍용차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리며 조사위원으로 한영회계법인을 선정했다. 한영회계법인은 실사를 통해 쌍용차의 채무와 자산(현금, 부동산) 상황을 분석하고 계속 가치(존속)와 청산 가치(파산)를 분석했다.

한영회계법인은 쌍용차의 부채 규모와 자본 잠식률 등을 고려해 회생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3월 말 기준 86.2%로, 유동 부채가 유동 자산을 8432억 원 초과하고 있다.

▲쌍용차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의 주요 내용  (이투데이DB)
▲쌍용차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의 주요 내용 (이투데이DB)

쌍용차 노사는 무급휴직과 임금 삭감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까지 마련했지만, 조사위원의 판단을 뒤집지 못했다. 앞서 쌍용차 노사는 △최대 2년 무급휴직 △임금 삭감ㆍ복지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상 주기 3년으로 연장 △무(無) 쟁의 확약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에 합의했다. 인력 구조조정 없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업계에서 유례없는 선제 희생을 결정했다.

청산 가치가 높다는 조사위원의 판단이 나왔지만, 쌍용차와 업계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법원에서 특별히 진행되는 절차도 없다. 쌍용차가 법원 허가를 받아 ‘인가 전 M&A’ 절차를 밟고 있어서다.

인가 전 M&A는 법원이 회생 계획을 인가하기 전에 M&A를 진행해 투자계약을 맺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는 방식이다. 계속 기업 가치 또는 청산 가치와는 무관하게 M&A로 회사를 회생하는 방안이라 이번 조사보고서 결과가 기업 회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쌍용차 관계자는 “조사보고서에는 인수ㆍ합병 성사 시 인수의향자의 사업계획 또는 시너지 관련 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계속 기업 가치는 어떤 연구 기관의 국내외 자동차 시장 전망치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이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M&A 성사 여부나 청산을 언급하는 건 의미가 없다”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9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말 가격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투데이DB)
▲쌍용차는 9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말 가격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투데이DB)

결국,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구체적인 회생계획을 도출할 수 있느냐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전망이다.

쌍용차는 28일 매각공고를 내며 본격적으로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쌍용차와 매각 주관사는 내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를 접수하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희망자 가운데 심사를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8월 중 예비실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9월 말께 인수제안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10월 말부터 가격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간을 오는 7월 1일부터 9월 1일까지로 변경했다. 당초 법원은 지난 4월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7월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도록 했으나 기한을 늦춰달라는 쌍용차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가장 먼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건 국내 전기버스 제조사 에디슨모터스다. 에디슨모터스는 매각 공고가 나간 당일 인수의향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이 밖에도 미국 자동차 유통사 HAAH오토모티브, 국내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박석전앤컴퍼니 등도 참여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잠재 인수자와 협의해 조기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자구계획의 원활한 이행과 정상적인 생산, 판매 활동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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