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영의 미래토크] 몰입형 메타버스 전략

입력 2021-06-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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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영 한국외국어대 경영학부 미래학 겸임교수, 에프엔에스컨설팅 미래전략연구소장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졌다. 필자가 최근 참석한 조찬회, 학회, 세미나 중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가 없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최근 하락했다.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데이터 랩으로 조회하면 대중의 관심 하락세가 확연하다. 그렇다고 메타버스를 짧은 생애주기를 가진 FAD(For A Day)나 마이크로 트렌드로 취급하는 것은 성급하다. 메타버스가 정치, 경제 및 사회에 미칠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흥미도가 빠르게 가라앉은 이유는 현재 논의되는 메타버스가 기존의 컴퓨터 게임이나 플랫폼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즉, 로블록스 등은 몰입형 메타버스가 아니므로 그 활용도부터 일상생활에의 영향까지 제한적이다. 메타버스의 요소는 몰입형, 아바타로 인한 다중 정체성, 다양한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의 세 가지로 보아야 한다. 로블록스와 제페토 등의 현재 버전은 제한적이지만 아바타를 꾸밀 수 있고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하나, 몰입형은 아니다. 몰입형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기기 혹은 증강현실 스마트 안경을 끼고 현실과 분간하지 못하고 거의 동일한 가장(假裝)의 시뮬라크르(Simulacre)를 제공한다.

몰입형 메타버스는 제조업에서 관광까지, 교육에서 다중 정체성 경험에까지 이를 것이다. 몰입형 메타버스는 물질적 독점에서 디지털 공유로의 전환을 일으키고,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서게 할 것이다. 따라서 메타버스는 FAD나 마이크로 트렌드가 아닌 메가트렌드를 넘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이 타당한 것은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소재로 소설과 영화가 많이 쓰여지고 만들어졌다는 것이 입증한다.

몰입형 메타버스는 머지않은 미래에 충분히 성숙할 것이다. 2018년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에서 가상현실 기술은 계몽 단계에 올라가 있었는데 2019년에는 사라졌다. 그만큼 가상현실 기술이 성숙했다는 의미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만든 닐 스티븐슨은 몰입형 가상현실 기기의 성능을 주사율 72Hz, 해상도는 한쪽 눈에 약 200만 화소로 묘사했다. 2021년 현재 한쪽 눈에 주사율은 90Hz, 해상도는 400만 화소인 가상현실 기기가 대중적이다. 애플은 증강현실 스마트 안경을 2022년에 출시한다고 한다.

몰입형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기기나 증강현실 안경 등 하드웨어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메타버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융합 플랫폼 전략을 추구할 텐데, 융합 플랫폼은 경쟁자 진입을 어렵게 하여 전세계적인 독과점의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메타버스 투자전략을 세우고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사하고, 중소기업의 틈새시장 전략을 지원해야 한다. 특히 메타버스 생태계 영역별 특허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공공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올해 초 과기정통부의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과 같은 마중물 전략을 메타버스와 관련된 틈새시장 전략과 연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은 생태계 영역 중 일부에서 글로벌 차원의 독점적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들 글로벌 기업은 단순히 메타버스 위에 서비스를 올려 놓는 데 그쳐서는 안된다. 다만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동시에 복수의 생태계에서 사내 벤처를 추진하여 가능성 있는 분야를 살리는 리얼 옵션(Real Option) 전략을 펼쳐야 한다.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말고 장기적 투자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스리 호라이즌(Three Horizons)의 시각 틀에서 중기와 장기 전략을 나누어 접근하고, 메타버스 트렌드 레이더를 작성하여 전략 타당성을 추적 관리해야 한다.

일부 중견기업은 전자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하는 역량에 투자해야 한다. 중견기업이 능력 있는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를 채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우리나라에 그만한 소프트웨어 아키텍트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의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나 북한의 개발자를 채용할 수도 있다. 오픈 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소프트웨어 기업과 연계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끝으로 중소기업은 메타버스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한 실험과 정련이 필요하다. 이때 린 캔버스(Lean Canvas)와 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비즈니스 모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은 탁월한 방안이다. 메타버스에 관심 있는 개인은 메타버스 생태계를 분석하여 유망 기업을 확인하고, 투자하거나 혹은 메타버스 역량을 키울 것을 권한다.

몰입형 메타버스는 2~3년 이후 본격화할 것이다. Z세대 이후 알파 세대의 특징은 몰입형 메타버스로 귀결될 것이다. 이 메타버스는 정치, 경제 및 사회의 근본적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한국사회를 포함한 인류사회에 거대한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곧 몰입형 메타버스의 시대로 진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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