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재판 다시…대법 "증인 진술 신빙성 인정 안 돼"

입력 2021-06-10 11:55 수정 2021-06-10 11:55

8개월 만에 보석 석방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사업가들로부터 성 접대를 비롯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증인이 기존 입장을 번복해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등으로 증언을 바꾼 것이 아니라는 점을 검사가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 전 차관의 보석도 허가됐다.

김 전 차관은 2006∼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 1억3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06∼2007년 원주 별장 등지에서 13차례의 성 접대를 받은 혐의도 공소사실에 적시됐다.

그는 2000∼2011년 이른바 '스폰서' 역할을 한 부동산 시행업자 최모 씨로부터 현금과 차명 휴대전화 사용 대금, 법인카드 사용 대금 등 5000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1심은 '별장 동영상'과 '오피스텔 사진'에 등장하는 남성은 김 전 차관이라며 성 접대를 사실로 인정했다. 다만 성 접대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해 면소 판결을, 나머지 뇌물 혐의도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했다. 다른 사업가에게 받은 뇌물도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의 입증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김 전 차관이 최 씨로부터 43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최 씨가 뇌물을 주면서 구체적인 기대를 하고 있었고, 김 전 차관도 사건이 발생하면 해결해주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윤 씨로부터 받은 뇌물과 성 접대 등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은 최 씨의 법정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사가 1심과 항소심 증인신문에 앞서 최 씨를 사전에 면담했는데, 이후 최 씨의 진술이 번복되고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은 점점 구체화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증인이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검사가 법정 진술이나 면담 과정을 기록한 자료 등으로 사전면담 시점, 이유와 방법, 구체적 내용 등을 밝혀 회유나 압박 등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 관계자는 "검사의 증인 사전면담 이후에 이뤄진 증언의 신빙성과 그 판단 기준에 대해 판시한 최초의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을 통해 검사의 증인 사전면담 이후에 진행된 증언의 신빙성을 평가하고 그 판단 기준을 제시해 검사의 일방적인 증인 사전면담을 규제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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