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밈 주식(meme stock)의 씁쓸한 광풍

입력 2021-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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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아 자본시장부 기자

밈(Meme)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출간한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처음 나온 용어다.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로, 온라인상에서 유행처럼 떠도는 문화적 현상, 콘텐츠 등을 의미한다

일종의 놀이문화로 치부됐던 밈이 전 세계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 개설된 주식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는 종목이 나타나며 ‘밈 주식’이라 불리게 됐다. 이들은 밈 주식 관련해 재미있는 사진, 동영상을 공유하며 투자를 놀이문화로 바꾸고 있다.

밈 주식은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성 매수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한다. 이른바 ‘레딧주’라 불리는 AMC엔터테인먼트, 게임스톱, 블랙베리, 베브베스앤비욘드, 마이크로비전 등은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의 등락률을 보이고 있다. 기업분석에 따라 공매도 포지션을 잡은 대형 헤지펀드들조차 개인투자자의 비이성적 열광을 예측하지 못해 큰 손실을 보기도 했다.

밈 주식에 열광하는 건 ‘제2의 테슬라’를 찾아 나선 전 세계 2030 개인투자자들이다. 레딧에 거론되는 종목 중심으로 젊은 투자자들이 빠르게 추격 매수하면서 주가를 움직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급등락이 반복되자 미국 증권업계에서도 밈 주식에 대한 분석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젊은 투자자에게 밈 주식 투자는 이성적 이해가 아닌 느슨한 연대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이자 협력의 결과물인 셈이다.

하지만 어떠한 합리적 반박에도 밈 주식은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뛰어드는 승산 낮은 게임에 불과하다. 자산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빚을 내 가상화폐, 밈 주식 등 고수익 투자처에 전부 쏟아야 한다는 한탕주의가 만연해지고 있다. 이들에게 투자 원칙, 기업가치, 소신 등은 불필요한 수식어에 불과하다. 오직 내 주식을 더 비싸게 사줄 바보만 필요할 뿐이다. 느슨한 연대에서 느끼는 안락함은 내가 그 ‘바보’일 수 있어서다. 그들이 바라는 잭팟은 매번 터지지 않는다. 주가는 결국 기업가치에 수렴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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