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자물가 급등, 인플레 위험 방심하고 있다

입력 2021-06-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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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6% 올라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장바구니 물가’인 농축산물 가격이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타격으로 올 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갔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공산품 가격도 많이 뛰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또한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7.46(2015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0.6%), 2월(1.1%), 3월(1.5%), 4월(2.3%)에 이어 오름폭이 커졌다. 농축수산물이 12.1% 치솟아 1월(10.0%) 이후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공산품 물가도 3.1%로 2012년 5월(3.5%) 이후 가장 큰 폭 올랐다. 석유류 가격이 23.3%나 급등했다. 서비스물가는 1.5% 높아졌다.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른 건 코로나19 충격으로 작년 5월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물가상승률이 -0.3%로 낮아진 데 따른 기저(基底)효과가 크다. 따라서 아직 인플레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가격변동성이 큰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하고 물가의 기조적 추세를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1.5%였다. 한국은행은 “예상한 물가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 하반기에는 상승세가 2% 안팎으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5월 물가 급등은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하반기에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앞으로 물가를 자극할 요인이 적지 않다. 경기가 회복 흐름을 타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와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소비 증가로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 인플레 위험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서비스 가격 상승이 뚜렷하다. 5월 서비스물가는 1.5% 올랐는데, 소비와 밀접한 개인서비스가 외식물가 등의 영향으로 2.5%나 상승했다. 게다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규모의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전 국민에 재난지원금을 뿌리겠다고 한다. 개인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보면 인플레 공포가 현실화할 공산이 크다.

당장은 서민생활과 직결된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산물 등의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다각적인 정부 조치가 급하다. 불안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공산품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앞으로 인플레 국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더 크다고 판단해야 한다. 한은은 인플레 위험을 낮게 평가하면서도 연내 긴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예고했다. 경제 전반에 심대한 충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 같은 리스크를 보다 엄중히 인식해 인플레의 선제적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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