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공포] 곡물 교역 발 묶였는데 이상기후 덮쳐 "밥상물가 비상"

입력 2021-05-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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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5-02 18:05)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공급 차질에 식량가격 상승

러시아 곡물 수출관세 올리고
돼지 사육 늘린 중국 대두 수입↑
수출국 곳산 닫고 수입국은 비축
식량가격, 코로나 후 계속 올라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이어 이제는 식량대란이 현실화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곡물의 발이 묶인 상황에서 이상기후까지 덮쳐 생산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곡물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은 코로나19에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어 세계적인 기근을 피했지만, 올해까지 유행이 이어지면 중저소득 국가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2021년은 기근 팬데믹으로 비극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시기에 가장 소중한 것은 식량이고, 세계 평화에서 식량의 역할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각국 식량민족주의 전면에=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식량가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해 6월부터 10개월째 상승 중이다. 식량가격 상승이 계속되면 경제력이 부족하거나 자급률이 낮은 국가들부터 식량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부 국가들에서 식량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남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의 지난해 1~8월 평균 식량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넘게 올랐고, 이는 전 세계 식량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식량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는 이유는 코로나19와 이상기후 등에 따른 공급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이에 반해 늘어나는 수요가 원인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봉쇄조치와 이에 따른 정부의 비축 증가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주요 농산물 수출국들은 수출 제한 및 금지 조치를 선언했으며, 주요 농산물 수입국들은 재고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주요 식량 수출국인 러시아는 생필품 물가 안정을 명목으로 곡물 수출관세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곡물 수확량이 전년 대비 9.7% 증가했지만 이달부터 6월 말까지 옥수수와 보리에 각각 수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밀에 붙이는 수출 관세도 톤당 50유로로 기존보다 2배 올리기로 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연구위원은 “중국과 미국·호주 등 주요 식량 수출국과의 갈등 격화도 수급여건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이동 제한으로 인도적 구호활동이 쉽지 않은 가운데 식량자원민족주의가 확산될 경우 빈곤국일수록 사회·경제적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아메리카를 덮친 라니냐와 동아프리카, 서아시아를 덮친 메뚜기떼 등 이상기후에 따른 곡물 등의 생산 차질도 앞으로 식량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 대두와 옥수수 등 7개 식품 수출 세계 1위인 브라질은 지난해 5개월 넘게 지속되는 라니냐로 인해 상반기 홍수에 이어 하반기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인적 교류도 막히면서 노동자들의 이동이 제한돼 수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아르헨티나의 밀 생산도 전년에 비해 11%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유럽연합 내 최대 밀 생산국인 프랑스도 건조한 기후 영향으로 생산량이 2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곡물 흡수하는 큰손 중국=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내 육류 소비 증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이후 돼지 사육 회복에 따라 사료 곡물인 대두와 옥수수 수요가 급증했다.

중국의 돼지 사육 두수는 2019년 ASF로 4억 마리에서 2억2000만 마리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3억8000마리까지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 사육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1억33만 톤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역대 수입량 중에서도 최대를 나타냈다. 옥수수도 1130만 톤을 수입해 역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식량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국내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비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통관, 관세, 금리 조정 등 업계의 부담을 줄일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식량위기 도래 시기에 대해서는 대비할 시간 여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전 세계 곡물 재고량과 재고율은 식량위기가 있었던 2007년에 비해 많은 편”이라며 “최근 농산물 가격도 2008년과 같은 폭등 시그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식량 가격은 선행지수이기 때문에 남미의 라니냐 피해가 작아 작황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게 되면 식량 가격은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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