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매춘 막으니 '인형 매춘'…리얼돌 또 도마에

입력 2021-04-15 14:23

리얼돌, "성욕 해소 도구" vs "성적 대상화"
리얼돌 둘러싼 사회 합의 여전히 진전 없어
사실상 유사 성매매에 활용…문제없나?

(연합뉴스)
(연합뉴스)

용인시 리얼돌 체험방이 화두에 오르며 리얼돌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리얼돌은 "성욕 해소 도구일 뿐"이라는 입장과 "여성의 전신을 본떠 만들었기 때문에 여성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입장이 꾸준히 대립해왔다.

법원은 2019년 "개인의 사생활에 깊이 개입할 수 없다"며 수입 허가를 결정했지만, 리얼돌이 사실상 유사 성매매에 활용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단 리얼돌 논란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용인시 리얼돌 체험방은 폐쇄하기로 결정됐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14일 "청소년 위해 시설인 '리얼돌 체험관' 인허가를 취소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사업주와 만나 15일까지 사업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얼돌 체험방은 자유 업종이라 지자체의 허가 없이 문을 열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얼돌 체험방은 전국에 150여 곳 가까이 영업 중이다. 대부분이 1평 방 침대에 인형을 놓고 시간당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성매매 고객이 줄면서 성매매 업주들이 리얼돌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 리얼돌 업체 관계자는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하던 업주들이 코로나 감염 시 동선 공개로 손님들이 줄어들자 ‘리얼돌’로 업종을 갈아타고 있다"며 "요새는 손님 없는 모텔도 남는 방에 리얼돌을 넣고 장사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사 성매매로 리얼돌 체험방이 운영되고 있지만, 마땅한 대응책과 논의는 진전되고 있지 않다. 리얼돌 자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도 뚜렷한 사회적 합의 없이 관계 당국과 시민단체, 일반 시민들 사이 의견이 첨예하게 갈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리얼돌 수입을 사실상 허용했지만, 관세청은 여전히 수입을 막고 있다. 2019년 6월 대법원은 "리얼돌이 문란하기는 하나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정도는 아니며, 법이 개인의 사생활이나 행복추구권 등에 깊이 개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리얼돌 수입을 허가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은 “풍속을 해치는 물건”이란 이유로 여전히 수입을 막고 있다.

리얼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여성계에서도 리얼돌의 제작·유통·판매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입법적 보완책을 마련할 수는 있어도 리얼돌이 시장에서 통용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올해 1월 이투데이에 리얼돌 제작·유통·판매를 모두 금지해야 한다며 "법원에서 계속 나오는 '음란'이라는 용어는 인권의 관점이 아니라 풍속을 문제 삼는 관점이다. 리얼돌이 여성의 기본권과 인격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유통돼서는 안 된다는 방향으로 관점을 바꿔서 새로운 입법을 하는 게 과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인 장윤미 변호사는 "리얼돌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면에서 비판 받을 제작물이라고는 생각한다"면서도 "규제라는 것은 정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만연히 반대하고 성적 대상화를 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통용되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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