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그림자’ 미국, 주택보다 부동산 중개인이 더 많아져

입력 2021-03-22 14:54 수정 2021-03-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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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 미국서 매물로 나온 주택 104만 채
중개인 수는 145만 명 달해
실직한 미국인들, 진입 장벽 낮은 중개인 도전

미국 주택시장에 뛰어든 부동산 중개인이 급증하면서 판매 주택 수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직한 사람들이 진입 장벽이 낮은 부동산 시장 문을 두드린 결과다. 코로나19 시대 슬픈 자화상인 셈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미부동산중개업협회(NAR) 회원 수가 매물로 나온 주택 수를 초과했다. 1월 말 미국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은 104만 채로 전년보다 26% 감소해 198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NAR 회원 수는 1월 기준 145만 명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부동산 중개인 급증 배경에는 주택시장이 호황인 것과 더불어 코로나19에 따른 실직의 그림자가 자리하고 있다. 음식업·숙박업 등 소매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자리를 잃은 수백만 이들 업계 종사자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부동산 시장에 몰려든 것이다.

대부분 주는 필수 과정을 수강하고 시험에 합격하면 중개인 자격을 부여한다. 면허 취득 시험 합격률은 주마다 다르지만, 텍사스의 경우 첫 시험 응시자의 3분의 2 이상이 통과한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WSJ는 주택 공급 감소·가격 상승 여파에다가 실직자 증가로 부동산 중개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수요에 비해 극심한 공급 부족에 1월 기존주택 판매 중간 가격은 30만3900달러(약 3억4000만 원)로 전년 동월 대비 14.1% 급등하고 1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스톤에 거주 중인 마이클 미첼도 실직으로 부동산 중개인이 됐다. 레스토랑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던 미첼은 지난해 6월 부동산 중개 면허 시험공부를 시작했다. 요식업계에서 고객을 상대로 30년간 근무한 경험이 부동산 중개업에도 유용할 것이란 판단도 있었다. 공부를 시작한 지 4개월 만인 10월 면허를 땄다.

그러나 시장 진입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중개인 수가 늘어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초짜’들을 찾는 고객 수가 많지 않아서다.

주택 판매자들은 주로 시장에 잔뼈가 굵은 중개인들을 원한다. NAR에 따르면 수년간의 경력이 있는 중개인의 수입은 2018년 4만1800달러(약 4800만 원)에서 2019년 4만9700달러로 증가했다. 반면 2년 미만 경력의 중개업자들이 2019년 벌어들인 중간 소득은 8900달러에 불과했다.

코로나19로 고객들을 직접 만나기 어렵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작년 10월 면허를 취득한 미첼은 아직 한 건도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과 거래에 대해서는 감을 좀 잡겠는데 사람을 좀체 만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세계 최대 부동산 프랜차이즈 리맥스의 최고고객책임자(CCO)인 낵 베일리는 “부동산 중개 시장의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면서도 “그러나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도 미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제31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접수한 사람은 34만307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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