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근심 사라진 월가...가장 큰 공포는 ‘인플레이션·긴축발작’

입력 2021-03-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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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가장 큰 고민, 1년 만에 코로나19서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출처 FT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출처 FT
미국 월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위축 시름을 걷어냈다. 백신 접종 속도전으로 경제 전망에 자신감을 회복하면서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는 경제 성장 전망이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됐다. 급격한 금리 상승이 증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월가를 짓누르던 고민이 1년 만에 코로나19에서 인플레이션으로 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를 제치고 시장의 가장 큰 근심거리로 떠올랐다. 매니저들은 인플레이션을 가장 큰 리스크로 언급했고 다음이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 긴축 발작)이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세계를 덮치면서 증시는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충격을 경험했다. 당시 3월 16일 다우지수는 하루 새 13%, 무려 3000포인트가 붕괴됐다. 코로나발(發) 경제 불확실성이 시장을 뒤덮었다.

코로나19 확산은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시장 분위기는 1년 전과 전혀 다르다. 코로나19 종식 기대감과 함께 정부의 슈퍼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경기 회복 자신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84년 이후 가장 높은 7%로 전망했다. 올 4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로 환산해 8%에 달할 것으로 전망, 196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예고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BoA 조사 결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설문에 응답한 펀드매니저 가운데 48%는 경제가 ‘V자형’ 경기회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5월 10%에 불과한 데서 큰 폭 증가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더 낙관적이다. 91% 가량이 경기회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세 정책을 통과시킨 후는 물론 대공황 회복 초기 단계의 자신감조차 뛰어 넘은 수준이다.

문제는 경제의 빠른 성장 궤도 안착이 오히려 월가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데 있다.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무려 21%까지 올린 바 있다.

긴축발작의 기억도 떠오르게 한다. 2013년 연준은 경제회복이 가시화하자 점진적으로 자산 매입 속도를 늦추겠다고 선언하면서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금리 인상은 유동성을 흡수해 주식시장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BoA 조사에서 펀드 매니저들의 93%는 향후 12개월에 걸쳐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조사 당시 85%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봄 0.3%까지 하락했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1.6%를 돌파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매니저들 가운데 절반은 10년물 국채 금리 2%를 증시가 10% 이상 하락해, 조정장에 진입하는 기준으로 평가했다.

투자자들도 국채 금리 2% 내지 2.5%를 증시에서 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분기점으로 여겼다.

시장의 우려가 1년 만에 인플레이션과 긴축발작으로 빠르게 이동했지만 관계 당국은 일단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이 증가할 수 있지만, 일시적이고 관리 수단도 있다”며 시장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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