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못 따라잡는 공급...글로벌 인플레 공포 현실화하나

입력 2021-02-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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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1월 소비 완연한 회복세
코로나19·일본 지진·미국 한파로 글로벌 공급망 막대한 타격
포스트 코로나 시대 수요 예측 실패한 결과

▲원자재·제품 가격 상승률은 니혼게이자이신문 집계
▲원자재·제품 가격 상승률은 니혼게이자이신문 집계
인플레이션 악령이 다시 전 세계 경제와 시장의 근심거리로 떠올랐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공급에 있다고 1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제품의 공급과 수송 능력이 약화했다. 반면 소비는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5.3% 증가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2%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중국은 춘제(설) 기간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주요 소매업체와 요식업 매출은 28.7% 늘어난 8210억 위안(약 141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4.9% 늘어난 규모다.

이처럼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규모 재정투입과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뒷받침될 경우 향후 수요는 더 빠르게 회복해 인플레이션을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4%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역시 0.9%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공급 제약이 계속되는 가운데 재택근무 등으로 전자제품 수요가 가파르게 회복했다. TV 세계 출하는 지난해 2분기 5400만 대로, 전년보다 5% 감소했지만 3분기에 14% 늘어난 7300만 대로 바로 회복했다. 글로벌 PC 판매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6% 급증했다.

이런 소비 회복에 원자재 가격도 널뛰기하고 있다. 가전과 자동차에 널리 사용되는 열연코일은 동아시아 거래 가격이 현재 톤당 720달러 선으로 지난해 봄 저점보다 약 70% 높다.

제조업과 물류망은 수요 회복으로 급증한 주문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인 피해 업종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4월 400만 대까지 떨어졌다가 12월 800만 대를 돌파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북미 공장 3곳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한국 부평 2공장도 감산에 돌입했다. 데이비드 바나스 GM 대변인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공급은 매우 유동적”이라며 “올해 반도체 부족 현상이 회사의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드와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와 혼다자동차도 반도체 부족 속에 줄줄이 감산에 들어간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한파와 지진 피해가 발생하면서 공장들이 줄지어 가동을 멈춰선 상태다. 텍사스주 오스틴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이날 새벽부터 전력공급이 중단돼 멈췄고, 인근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와 인피니언 등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세계 공급망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분쟁 속에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축소한 부분도 공급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선 느슨해진 글로벌 밸류체인을 지적하며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가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지나친 공급 축소가 회복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해상 운임까지 치솟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해운회사 닛폰유센의 마루야마 도오루 집행 임원은 “컨테이너선은 대부분 감편에서 해제됐지만, 급격하게 회복하는 수주를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중국 상하이발 미국행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당 4000달러(약 443만 원)로 불어나 지난해 초 대비 2.5배 급증했다”고 말했다.

악셀 웨버 UBS그룹 회장은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억제 조치가 공급보다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라고 주장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 않았다”며 “전염병으로 수요가 서비스에서 상품으로 이동했고 일부는 생산과 운송의 병목 현상으로 비싸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소비자들의 소비 바스켓은 당국이 통계를 측정하는 데 사용한 것보다 더 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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