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아파트 연초부터 '불장'…서울 집값 들쑤시나

입력 2021-02-16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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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값, 규제 완화 기대감에 지난달 0.64% 올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들 너도나도 "재건축 규제 풀겠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시장이 연초부터 들썩거린다. 안전진단 통과, 조합 설립, 규제 완화 공약 등이 맞물리면서다. 재건축 아파트가 서울 주택 매매시장 전체를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64% 올랐다. 12ㆍ16 대책 여파로 재건축 아파트값이 뒷걸음질쳤던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다. 재건축 대상이 아닌 일반아파트(0.52%)와 비교해도 0.1%포인트 이상 상승폭이 크다.

이달 들어선 재건축 아파트값 오름세가 더 강해졌다. 2월 첫주 동안에만 0.25% 상승했다. 이 기간 일반 아파트값은 0.15% 올랐다.

요새 재건축 아파트 시장을 달구는 가장 큰 호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야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표심을 잡기 위해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는 공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야당 주자들 사이에선 재건축 사업 추진 요건 완화, 최고 층수ㆍ높이 상향 등이 거론된다. 여권에서도 온도차가 있지만 주택 공급을 위해 재건축 사업이 필요하다는 원칙론에선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재건축 규제 정책이 되레 재건축 사업 속도 부추겨
압구정ㆍ목동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 '속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도 역설적으로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에 2년 이상 실거주하는 소유주에게만 새 아파트를 주겠다는 '도시 및 주거 환경 정비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법이 통과되기 전에 조합 설립을 마치면 이 같은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은 조합 설립 속도전에 돌입했다. 주민 갈등 등 조합 설립을 가로막던 갈등도 규제 앞에서 봉합됐다.

그 결과 압구정지구 특별계획구역4(압구정 4구역) 주택(현대아파트 8차와 한양아파트 3ㆍ4ㆍ6차)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는 지난주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는 데 성공했다. 압구정동에서 재건축 조합이 출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압구정 5구역(한양 1ㆍ2차)은 구청의 조합 설립 인가만 기다리고 있고, 나머지 구역도 조합 설립 요건을 갖춘 상태다. 사업이 진전되면서 신고가 경신 거래도 잦아졌다. 지난해 말 25억2000만 원이던 한양 6차 전용면적 116㎡형은 이달 초 거래가격이 27억5000만 원까지 올랐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연초부터 들썩거린다. 안전진단 통과, 조합 설립, 규제 완화 공약 등이 맞물리면서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모습. (박종화 기자 pbell@)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연초부터 들썩거린다. 안전진단 통과, 조합 설립, 규제 완화 공약 등이 맞물리면서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모습. (박종화 기자 pbell@)

또 다른 서울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양천구 목동 일대도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14곳 가운데 9곳이 재건축 첫 관문인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 가운데 6단지는 지난해 2차 안전진단에서도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1985년 입주를 시작한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은 용적률이 110~150%대로 재건축 사업성이 좋다.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현재 2만6629가구인 목동 신시가지를 재건축하면 5만3375가구까지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 계속되면 주변 아파트도 영향
"주변 아파트 매매값 동반 상승할 수도"

재건축 첫 문턱을 넘어서면서 목동 재건축 아파트값도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주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한 2ㆍ3ㆍ4단지에선 1주일 만에 호가가 1억 원씩 오르고 있다. 목동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 상황을 관망하려는 분위기"라며 "선도 매매가 이뤄지면 그에 따라 가격 추이가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이 계속되면 일반아파트 매매 시세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재건축 단지는 일반아파트보다 투자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아 시장 환경에 더 민감한 선행 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면 국지적으로 주변 아파트값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재건축에 어떤 입장을 갖는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값 향방이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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