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년 남은 정권의 5년짜리 공급 대책

입력 2021-0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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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주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5번째 부동산 대책이자 최대 공급 대책이다. 공기업이 전권을 쥐고 노후 주거지를 재개발ㆍ재건축하는 게 핵심이다.

문재인 정부가 앞서 내놓은 공급 대책과 합치면 서울에서만 68만 가구가 공급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서울 주택 수(379만 가구)의 18% 수준이다. 경제부총리는 '공급 쇼크'라며 이번 대책을 치켜세웠다.

그래도 시장은 평온하다. 시장은 주택 공급이 정부 기대처럼 되진 않을 것이란 걸 안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가 목표한 시점은 5년, 그것도 부지 확보 기준이다. 실제로 공사에 들어가 입주까지 이어지는 아파트가 몇 채가 될지는 정부도 확언하지 못한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공공재건축'을 도입해 2만 가구를 짓겠다고 했지만 아직 400가구도 확보하지 못했다.

시간은 정부 편이 아니다. 당장 4월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주택 공급 정책 양축이다. 각론은 다르지만 야당 주자들은 서울시장이 되면 여당 주택 정책을 뒤집겠다고 입을 모은다. 내년 3월엔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야당 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 여당에서도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승계할지 불투명하다. 정권 마무리는 하루하루 다가오는데 주택 공급을 위해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모든 정책엔 정치적 변수가 많다. 정책이 현실화되는 도중 지방정부나 중앙정부 권력이 바뀌어 틀어지는 일이 부지기수다. 더구나 아파트는 직전 국토부 장관 말처럼 당장 구워 내놓을 수 있는 빵이 아니다. 정책 수립부터 착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1년짜리 정권이 내놓은 5년짜리 청사진이 불안한 이유다.

정부가 정말 주택 공급 의지가 있다면 야당이나 민간과 머리를 맞대고 주택 정책 수명을 연장할 궁리를 해야 한다. 야당도 이 정부 부동산 대책을 백지화하자고 주장하기보다는 취할 것은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으로만 집을 짓고 허무는 '모래성 주택 정책'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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