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효과 확인…"만족스러운 결과"

입력 2021-01-13 18:56 수정 2021-01-1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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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셀트리온)
(사진제공=셀트리온)

국내 기업이 개발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 상용화가 가능해진다.

셀트리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의 임상 2상 결과를 13일 오후 '2021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에서 발표했다.

이번 임상시험에는 한국과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에서 총 327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지난해 11월 25일 최종 투약을 완료했으며, 이번 임상 결과는 투약 직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최종 확인된 총 307명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들의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중등증 환자는 폐렴을 동반한 환자로 전체 모집단의 약 60%를 차지한다.

렉키로나주는 확정용량(40㎎/㎏) 기준으로 경증~중등증 환자가 입원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가 되는 발생률을 위약군 대비 54% 낮췄다.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 기준으로는 68% 감소시켰다.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의 시간은 렉키로나주 투약군에서 5.4일, 위약군 투약군에서는 8.8일로 렉키로나주 투약 시 3일 이상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중등증 또는 50세 이상의 증등증 환자군에서 렉키로나주 투약 시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위약군 대비 5~6일 이상 단축됐다.

또한, 렉키로나주 투약 시 체내 바이러스의 감소 속도가 크게 빨라 위약군 대비 7일 기준 바이러스 농도가 현저하게 낮았으며, 위약군은 10일 차 이후에야 치료군의 7일 차 바이러스 농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평가 결과에서는 전반적으로 특이사항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시험용 의약품 투약 후 발생한 중대한 이상 반응, 사망 및 투약 후 이상 반응으로 인한 연구 중단 사례는 없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 투약 시 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비율을 현저히 낮춤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것을 이번 임상을 통해 증명했다"며 "코로나19 유행 확산과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반드시 필요한 옵션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월 12일자(현지시간)에 실렸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임상 2상에서 확인된 렉키로나주의 안전성과 효능을 보다 광범위한 환자에게서 추가로 검증할 계획이다.

(자료제공=셀트리온)
(자료제공=셀트리온)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채취한 다음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숙주 세포와 재조합해 개발한 치료제다. 지속적인 항체 공급을 하지 않아도 세포 배양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유사한 치료제로는 미국의 제약사 릴리가 개발한 ‘LY-CoV555’와 리제네론이 개발한 ‘REGN-COV2’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9일 식약처에 렉키로나주의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치료제의 빠른 허가승인을 위해 심사 기간을 최대 40일 이내로 단축, 렉키로나주는 늦어도 다음 달 7일까지는 허가 여부가 판가름나야 한다. 정부는 이미 1월 중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렉키로나주가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된다. 이후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하면 정식 품목허가 단계를 밟게 된다.

해외 긴급사용승인 절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회사는 미국 FDA 및 유럽의약품청(EMA)과 관련 협의를 진행해 해외 주요국에서 렉키로나주를 사용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해 동물효능시험에서 효능을 확인하고 7월 임상 1상에 진입했으며, 9월부터 초기 물량 생산을 시작했다. 사전 확보한 물량은 10만 명분으로, 올해는 200만 명분을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국내 및 해외 허가를 진행하기 위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면서 "렉키로나주가 식약처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 즉시 의료 현장에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렉키로나주가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의 판도를 뒤바꿀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렉키로나주는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위급한 중증 환자의 치료 대안이 되지 못하고, 정맥주사라 투약 편의성도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다. 또한, 조건부 허가를 받더라도 임상 2상 단계의 의약품을 경증~중등증 환자에게 사용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교수는 "경구용도 아닌 주사제로서 중증환자 발생률을 54% 낮춘 것은 극적인 효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현 상황에서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주사제를 처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임상 3상까지 마쳐야 정확한 효능을 판단할 수 있다"면서 "국내에서 좋은 치료제가 나온다면 기쁜 일이지만, 셀트리온이 그렇다고 판단하기는 섣부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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