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홍콩서 500개 구조화 상품 상폐…트럼프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

입력 2021-01-11 12:49 수정 2021-01-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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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국 기업 투자 금지 행정명령 발효 따른 조치
미국 개미 투자자들 손실·재무부 늑장 대응에 반발 커져

월가 대형 은행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중국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투자사들을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월가 주요 투자은행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된 기업의 투자를 금지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홍콩증권거래소(HKEX)에서 거래 중인 약 500개 구조화 상품을 상장 폐지할 예정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중국 3대 이동통신사를 퇴출했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중국 기업 7곳을 자사의 일부 지수에서 제외했다. 홍콩에서의 상장 폐지 결정은 MSCI 지수 제외에 따른 조치다.

HKEX는 이날 “500개 구조화 상품 상장 폐지 결정은 미국 제재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우린 질서 있는 상장 폐지를 보장하고, 투자자들의 빠른 환매를 위해 발행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막판 중국에 대한 제재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 최대 드론 업체 DJI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최근에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텐센트 QQ월렛 등 중국 결제 앱과 미국인, 기업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투자 금지 행정명령은 11일 발효된다. 적용 대상 회사는 35곳으로, 3대 이통사 역시 이날 뉴욕 증시에서 퇴출당할 예정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에 오히려 미국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 지난주 중국 기업 상폐와 관련해 당국이 여러 차례 입장을 번복하면서 시장은 혼란을 겪기도 했다. 도이치방크의 디팍 퓨리 미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 같은 불확실성은 특히 중국 국영회사의 투자에 있어 어떤 장기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미 개미투자자들은 증권사로부터 주식 처분을 서둘러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후 손해를 감수하고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NYSE가 상폐 결정을 놓고 갈팡질팡하면서 2003년부터 차이나모바일을 투자했던 전 자동차업체 임원 아닐 힝웨 씨는 NYSE의 상장 폐지 결정에 주가가 폭락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손절해야 했다.

투자자들이 당장 손을 털고 나갈 필요는 없다. 행정명령은 11월까지는 투자자들이 제재 대상인 중국 기업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증권사가 제재 불확실성을 우려해 개입하는 것을 꺼리면서 많은 투자자가 서둘러 손을 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조지타운대의 제임스 에인절 금융학 교수는 “대부분의 증권사는 규정을 준수하고 정부 규제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며 “이들에겐 고객의 요청을 거부하고 정부를 탓하는 게 더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애틀 소재 부티크 투자 관리회사인 레제스로우프&컴퍼니의 레제 스로우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개업체가 중국 투자에 관여하는 것을 꺼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통신사 중 하나인 차이나모바일 주식을 7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트럼프의 행정명령과 성급한 시행은 어떤 것보다 미국 주주들에게 큰 해를 끼쳤다. 이는 막대한 신뢰성 문제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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