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매물 누적, 시장 안정?…매매시장은 더 불안해진다

입력 2020-12-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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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던 서울과 경기도 전세시장에서 물량이 슬금슬금 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세시장이 안정됐다기보다 전셋값이 너무 올라 나타난 숨고르기와 전세 수요자들의 매매시장 진입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집값이 더 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전셋집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던 서울과 경기도 전세시장에서 물량이 슬금슬금 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세시장이 안정됐다기보다 전셋값이 너무 올라 나타난 숨고르기와 전세 수요자들의 매매시장 진입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집값이 더 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전셋집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던 서울과 경기도에서 전세 매물이 슬금슬금 늘고 있다. 가격 상승폭 역시 한 풀 꺾인 모양새다. 정부에선 시장이 안정됐다는 자화자찬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세시장이 안정됐다기보다 전셋값이 너무 올라 나타난 숨 고르기와 전세 수요자들의 매매시장 진입 때문으로 보고 있다. 너무 높아진 전셋값에 이같은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란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전세 매물 누적되고 가격 둔화..."매매수요 전환에 숨고르기가 원인"

2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상승했다. 11월 중순(16일 기준) 이후 3주 연속 0.15%에 머물렀던 상승률이 12월 들어 0.14%로 꺾인 뒤 3주 연속 같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지역도 가격 상승폭이 둔화됐다. 줄곧 0.27% 수준을 유지하던 오름세는 이번주 0.25%로 떨어졌다.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던 전셋값 상승률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부동산시장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세시장이 다소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이같은 자화자찬을 내놓은 데는 전세 매물이 누적되는 정황이 포착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월 넷째주에서 이달 둘째주 사이 서울의 전세 물량은 1만1000건에서 1만6000건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경기도의 물량도 1만3000건에서 2만 건으로 무려 54% 증가했다.

특히 정부는 이날 지난달 전월세 통합갱신율이 70.3%로 전월(66.1%)이나 주택임대차보호법 적용 1년 전 평균치(57.2%) 대비 각각 4%포인트, 13%포인트 상승하는 등 계약 갱신을 한 임차가구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월세 시장 상승폭이 줄어든 점과 함께 언급하면서 개정 임대차법(전월세 상한제·계야갱신청구권)의 긍정적인 효과를 함께 강조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거나 임대차법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지 않고 있다. 전세 품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다보니 이에 지친 수요자들이 매매로 눈을 돌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전셋값 상승세가 소폭 둔화되는 사이 매매가격 상승폭은 0.02%에서 0.05%로 올랐다. 경기도는 0.28%에서 0.31%로 커졌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금리가 낮고 유동성이 워낙 풍부해 1주택자임에도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추가 구매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세 물량 누적은 시장 안정이라기보다 전셋값이 너무 높아 계약을 고민하거나 전세보다는 서울 외곽 등에서 나가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점도 전세계약을 지연케 하는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 지수, 변동률 추이. (자료 제공=한국부동산원)
▲전국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 지수, 변동률 추이. (자료 제공=한국부동산원)

"전세값, 매매시장 자극 심화할 것"

전문가들은 서울의 경우 내년 새 아파트 입주 물량 급감과 늘어나는 청약 대기수요에 전셋값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2년+2년'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초기 혼란이 가라앉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혼인 및 세대 분리 등의 고정수요와 3기 신도시 등 분양 대기 수요는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건산연은 내년 전국 주택 전셋값이 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전셋값 전망치(4.4%)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같은 전세시장 불안은 2022년까지도 진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여 연구원은 "전셋값 상승세가 매매시장을 떠받치거나 자극하는 지금의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고 , 이에 갭투자가 고개를 들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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