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땡처리' 중... 팬티 20원ㆍ머플러 500원

입력 2008-11-2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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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도 28일부터 '송년세일' 나서

업종을 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번지고 있는 경기침체 속에 유통업체들이 굳게 닫힌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존폐 논란이 일던 '백화점 송년세일'을 예년보다 5일 늘리는가 하면 온ㆍ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최(最)저가'를 넘어 '극(極)저가'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6일 기자가 찾은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는 모기업의 부도로 브랜드 사업을 접는 '트래드클럽'의 고별전이 한창이었다. 한 때 잘 나가던 '트래드클럽' 신사 정장이 단돈(?) 5만원이다.

정상가 10만원이 넘는 파코라반ㆍ밀라숀ㆍ피에르가르뎅 와이셔츠 등 유명 남성 브랜드들은 '1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웬만큼 낮은 가격으로는 명함도 내밀 수 없을 만큼 거의 폐업 수준의 '땡처리 가격'으로 판매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오픈마켓 옥션은 라면ㆍ김치ㆍ속옷 등 20여개 품목을 최대 76%까지 할인한 '생필품 최저가 사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팬티 5장에 100원, 고탄력 레깅스와 캐시미어 머플러를 각각 500원, 신라면 1박스에 8900원에 판매한다.

디앤샵은 오는 27일까지 겨울 정기 바겐세일을 열고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인기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오전 10시, 오후 3시, 오후 9시 각각 선착순 100명씩 오늘의 키워드 상품을 5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쿠폰을 증정한다.

G마켓은 12월 말까지 정상가 대비 최대 50% 할인판매하는 '2008 겨울 계절가전' 바겐세일을 진행한다. 히터ㆍ온풍기ㆍ전기매트ㆍ가습기 등 1만2000여개 겨울용 가전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가격 할인으로는 소비자 지갑을 열 수 없다"며, "일부 품목은 노마진을 감수해야 할 정도로 소비가 극도로 위축돼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현대·롯데 등 국내 주요 백화점들 역시 오는 28일부터 열흘간 일제히 '송년세일'에 나선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 속에 극심한 경기 한파까지 겹치면서 겨울옷 판매가 부진하자 겨울 물량을 소진을 위해 세일 행사에 나선 것이다.

예년 같은 브랜드 세일 없이 송년 세일을 10일로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의류업체들의 경영이 악화된 상황이어서 이번 세일 참여율이 70~80%로 지난해에 비해 10% 가량 높아졌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행사기간동안 남성, 여성 의류, 스포츠 및 잡화품목을 최고 30%까지 세일 판매하며 각 장르별 바이어들이 인기상품만을 엄선해 한정판매하는 바겐스타 상품을 지난해보다 60% 확대한 40억원어치를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 마케팅 홍정표 팀장은 "위축된 소비심리를 감안해, 각 장르별 인기 아이템을 고객들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바겐스타 상품을 년중 최대 규모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세일 기간중 소비자 부담 및 협력사 재고 소진을 위해 브랜드와 공동 기획해 동종의 상품보다 최고 60%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는 '100대 현대 기획상품 컬렉션', 방한의류 및 부츠ㆍ머플러 등 겨울 인기 아이템을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겨울 필수 아이템 특가 상품전' 등 전 상품군에 걸쳐 총 30만여점 150억여원의 기획 및 이월상품을 준비했다.

현대백화점 이희준 영업기획팀장은 "작년보다 따뜻한 날씨와 불황으로 아직 겨울의류를 준비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소비자 부담을 덜 수 있는 겨울 의류 기획 및 특가 상품 물량을 지난해 보다 30% 가량 늘려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날씨도 쌀쌀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품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이번 송년 세일은 아직 겨울의류를 구입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쇼핑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여성캐주얼, 여성정장 브랜드의 경우 각각 85%, 83%가 세일 행사에 참여한다. 특히 이번 세일에서 백화점들은 그간 팔지 못한 겨울 의류 재고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특가를 내세운 기획상품과 이월상품 물량을 대폭 늘렸다.

롯데백화점은 '바겐세일 특종 찬스' 행사를 열어 인지도가 높은 유명 브랜드들과 함께 가격 인하 상품으로 모두 100억원 상당의 물량을 준비했다.

특히 정상ㆍ이월ㆍ기획상품 등 정상가격에서 할인된 최근 행사가격에 한정된 분량에 대해 점포별로 추가로 할인 판매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 이원준 상품본부장은 "11월초까지 고온현상과 불경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겨울의류 판매가 부진했다"며, "이번 세일에는 재고부담으로 힘들어 하는 협력업체와 백화점이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특가 및 기획행사를 선보여 겨울상품을 소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속된 불황에 '눈물의 고별전'을 끝으로 백화점에서 사라지는 의류브랜드들도 늘고 있다.

모기업 부도로 브랜드 사업을 접는 남성정장 '트래드클럽'은 지난달 말부터 롯데백화점 인천ㆍ부평ㆍ청량리점 등에서 '트래드클럽 고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정장이 5만~9만원, 코트가 15만원, 프라다코트가 10만원에 판매된다.

발렌타인 역시 남성셔츠 브랜드 '밀라숀'을 종료하면서 롯데ㆍ신세계백화점 매장에서 셔츠 제품을 50% 할인판매하는 '셔츠 고별전'을 열고, 행사상품은 1만5000원에 판매한다.

남녀 패션브랜드 '엠볼리'는 롯데ㆍ현대ㆍ신세계백화점에서 고별전을 열고 신상품을 정상가 대비 50~70% 싸게 내놓는다. 캐주얼 브랜드 '망고' 역시 현대백화점 목동점, 신촌점, 천호점에서 50%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 본점에서 27일까지 열리는 남성 캐주얼 '벤셔먼'의 고별전에서는 티셔츠ㆍ벨트ㆍ타이가 각각 2만원, 스웨터ㆍ청바지ㆍ바지는 4만원에 판매하고, 점퍼ㆍ재킷이 7만원, 코트ㆍ가방은 9만원에 내놓는다.

이 밖에 여성복 '마리끌레르'도 신세계 영등포점에서 30일까지 고별 할인행사를 연다.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불황으로 국내 의류산업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올들어 매출 부진으로 부도를 맞거나 브랜드 사업을 종료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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