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美中 대결구도 지속되겠지만…“그래도 바이든이 낫다”

입력 2020-11-0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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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중국) / 2001년 WTO 가입 지지하고 부통령 시절 中 고위층과 긴밀

혼란과 분열의 미국 대선 개표 결과를 지켜보는 중국의 속내도 복잡하다. 중국 정부는 “미 대선이 평화롭고 순조롭게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의 공식성명을 제외하고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CCTV와 환구시보 등 공식 매체에서는 대선 결과 및 중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보다는 우편투표를 둘러싼 미국인들의 대규모 시위와 공화당과 민주당의 갈등 국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분위기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이 2개 당파에 의해 분열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공산당에 의해 변함없이 성장하는 중국 체제의 우월성과 당위성을 중국인들에게 간접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든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각 후보자별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왔다. 시진핑 주석은 4일 저녁 미 대선 투표가 끝나고 개표가 시작되는 시점 제3회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개막 화상연설에서 “대국은 신뢰와 협력을 통해 모범을 보여야 하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 남을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즉,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든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강조한 내용이다. 그러나 자세히 그 의미를 분석하면 트럼프보다 바이든이 당선되길 희망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 2016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다자주의에서 미국우선주의로 급선회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한 미중무역전쟁이 본격화되었다는 것이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자 중국 매체들은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파리 기후변화협약 및 다자협력기구에 회귀할 것이라며 국제질서와 다자주의를 존중하는 정치인이라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인 지아칭궈(賈慶國) 교수는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우선주의로 인해 추락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되찾기 위해 다자협력 조약에 다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악화된 미중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미 대선은 경제·인종차별·코로나19 대응이라는 3대 요소로 승패가 결정된 듯하다. 무엇보다 미국 내 코로나 재확산과 그로 인해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경제 하락이 트럼프 재선에 발목을 잡았고, 트럼프는 이 모든 원인을 제공한 것이 바로 ‘중국’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만약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기존 대중국 강경 기조보다 더욱 강력한 중국 제재와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중국은 보았다. 그러나 바이든의 경우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는 강경한 입장이나 관세정책에는 트럼프와 반대적인 입장이다. 또 중국 입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리와 독립 등 체제 이슈까지 건드리는 트럼프보다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를 통해 미국 제조업 부흥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바이든이 좀 더 대응하기 쉬울 수도 있다.

중국은 누가 되든 미중간 대결구도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지만, 이번 코로나 대선 상황에서는 결국 바이든이 더 좋은 협상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던 듯하다. 바이든은 2001년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으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적극 지지했고, 오바마 대통령 집권 8년간 부통령을 역임하며 중국 공산당 고위층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과거 중국 매체에서는 이런 바이든을 ‘중국의 오랜 친구’라고 표현한 적도 있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 이후의 미중관계 개선 및 협력공간 확대를 기대할 것이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했다. 또한 미국 듀크대학에서 교환교수로 미중관계를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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