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의 역설...“고객 다 놓칠라” 한국행 택하는 ‘주식회사 일본’

입력 2020-10-18 14:36 수정 2020-10-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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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전재료 개발기능 일부 한국에 두고 시제품 생산 -수십 억 원 투자해 수원시 R&D 거점 2배 확장 및 클린룸 설치 -고객과 협력 강화 및 시장범유율 방어 목적

▲아데카 로고. 출처 아데카홈페이지 캡처.
▲아데카 로고. 출처 아데카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한국행을 선택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 민관 합작으로 ‘탈일본’ 움직임이 가속화하자 ‘한국 고객사를 다 잃는 것 아니냐’는 조바심이 배경에 깔려 있다. 일본 기업들은 한국 내에 연구·개발(R&D)에서 생산 라인까지 일원화하면 고객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시장 점유율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화학 대기업인 아데카(ADEKA)는 반도체용 첨단 소재 R&D 부문 일부를 한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최근 수억 엔을 투자해 경기도 수원에 있는 기존 자사 R&D 시설을 2배로 확장,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 룸을 추가로 설치해 차세대 반도체 소재 시제품 생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아데카는 이곳에서 ‘고유전재료’라 불리는 반도체 화학 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고유전재료는 반도체 메모리 저장 용량을 극대화해 디바이스 크기를 소형화하는 데 주효한 소재로, 아데카는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다.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으로 알려졌다.

아데카가 한국으로 R&D 기능을 일부 옮기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5G용 등 첨단 소재에 대해선 기술 유출을 우려해 일본 내 개발을 원칙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객사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 첨단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해지면서 한국 현지에서 공동 개발 등을 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문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한국 기업과 정부가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를 본격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7월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우리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의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했다.

규제 초기에는 한국 기업의 타격이 컸지만, 시간이 갈수록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환율 방어와 안정적 공급’을 이유로 한국으로 R&D와 생산 라인을 옮기는 일본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도쿄오카코교는 작년 상반기에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용 레지스터를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고, 간토뎅카코교는 일본에서만 생산하던 반도체 제조용 특수가스 생산을 작년 가을부터 가동한 한국 공장으로 돌렸다. 또 전자기기 부품을 만드는 다이요홀딩스는 반도체 기판에 사용하는 절연필름을 생산하기 위해 한국에 새 회사와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JSR는 벨기에 합작사와 생산하는 EUV 레지스트를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종합연구소의 무코야마 히데히코 수석 연구원은 “한국 ‘탈일본’의 영향은 2년 정도 계속 될 것”이라며 “일본에 R&D를 남겨두고 한국으로 생산을 이전하는 움직임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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