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정제영 이화여대 AI 센터장 “AI 석·박사 핵심 인재 매년 6000명씩 길러내야”

입력 2020-10-15 11:11 수정 2020-10-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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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맞춤형 AI 교육 중요…암기 위주 아닌 재해석에 중점 둬야

▲정제영 이화여대 AI 교육 연구지원센터장(호크마교양대학장)은 "AI 교육이 활성화 되려면 '학생 맞춤형 교육'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고이란 기자)
▲정제영 이화여대 AI 교육 연구지원센터장(호크마교양대학장)은 "AI 교육이 활성화 되려면 '학생 맞춤형 교육'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고이란 기자)

“정부가 올해 인공지능(AI) 전문인력 1000여 명을 양성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가겠다고 했는데, 글로벌 AI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정제영(46) 이화여대 AI 교육 연구지원센터장(호크마교양대학장)은 15일 국내 AI 인재 인력 현실을 이같이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다음 달 교육부가 발표하는 ‘인공지능(AI)교육 종합방안’ 정책연구책임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산업계·학계·연구원 등에서 AI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AI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의 인재 경쟁력을 10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절반인 5.2 수준에 불과하다. 2위권인 중국의 8.1보다도 훨씬 낮다.

정 센터장은 “많이도 필요 없다. 국내 석·박사의 1~2%만 AI 핵심 전문인재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학원 석·박사 재적생은 32만595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3000~6000명의 AI 인재를 양성하자는 얘기다.

AI 핵심 인재 "일상 넘어 사회 들여다볼 것“

정 센터장은 최근 핵심인재 양성을 포함해 AI 교육의 네 가지 큰 방향을 교육 당국에 제안한 바 있다. 인재 양성과 함께 △초·중·고에서의 AI 기본 교육 강화 △전 국민 대상 AI 활용 역량 강화 및 윤리의식제고 △AI 시대의 학교 교육 혁신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새로 양성될 AI 분야 석·박사들은 기계를 통해 일상을 넘어 사회를 들여다보는 연습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텍스트를 작성하는 언어 모델까지 등장했다. 핵심 기반은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이다. 자연어 처리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처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언어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 실제 사용하는 언어를 분석·처리한다.

정 센터장은 “자연어와 기계어를 넘나드는 ‘언어이해 기술’을 비롯해 이미지나 영상을 분석하고 그 안에 포함된 객체를 인식하는 ‘시각이해 기술’, 그 속성을 분석하고 이미지에 포함된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인 ‘영상분석 기술’ 등 나아가 일상 대화를 넘어 고객응대(CS) 서비스와 같이 정확한 정보제공 및 응대가 필요한 분야의 기술까지 AI 석박사 인재들이 공부해야 할 분야”라고 설명했다.

“암기 중심 아닌 ‘재해석·의미부여’…AI 교육의 시작”

2018년부터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순차적으로 코딩을 포함한 소프트웨어(SW) 교육이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됐다. 초등학교는 17시간, 중학교는 34시간의 의무 코딩교육 시간이 정해져 있다.

정 센터장은 “이미 초·중·고 학교 현장에서는 코딩 교육이 활발하지만 생활 속에 활용 범위가 높은 AI와 관련된 교육은 전무한 상태”라며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만들 때 기존의 SW 교육과 코딩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창의융합을 강조하는 AI 교육을 맞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수업시수를 늘리자는 게 아니다. 그는 “‘녹여내고 스며든다’는 방식으로 기존 교과목과 AI를 연계해야 한다”며 “이는 단순히 지금 실시하고 있는 원격 수업의 ‘쌍방향’, ‘온라인 강의’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AI 교육 방법 핵심 중 하나는 ‘재해석’이다. 정 교수는 “예컨대 ‘만적의 난’을 살펴보면 해당 사건이 고려 신종 때인 1198년에 노비인 만적이 중심이 돼 일으켰던 난이라는 암기 위주의 수업이 지금 교육체제에서는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재해석을 중요시하는 AI 교육에서는 역사적 사건에 의미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는 만적이 당시 말했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나'라는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만적)가 노예로 그 당시 사회 분위기상 누구나 힘만 가지면 정권을 잡던 무인시대에서 신분상승을 꿈꿨으며 나아가 ‘현재도 계층별·소득별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는 해석을 도출해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호크마교양대학장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학장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정제영 이화여대 호크마교양대학장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학장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학생 맞춤형 교육’, AI 교육 극대화

정 센터장은 한방향도 쌍방향도 아닌 ‘학생 맞춤형 교육’이야말로 AI 교육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맞춤형 교육’의 가장 좋은 예시는 ‘멘토·멘티’로 구성된 멘토링 교육형태다. 멘토 교사는 멘티 학생의 점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넘어서서 기초학습과 정서를 지원해주는 관계로 멘토링을 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교육부도 올해부터 이 같은 AI 전문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 각 시·도 교육청 추천을 통해 교사 1046명이 대상자로 선발됐다. 이들은 9월부터 38개 교육대학원에 신설된 AI 융합 교육 과정을 통해 AI의 교육적 활용, AI와 교과 융합, AI 활용 수업 설계 등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이들 교육대학원의 모니터링도 책임지고 있다. 그는 다음 달 초 교육부와 함께 38개 교육대학원의 전반적인 현황에 대한 AI 융합 교육과정 설문조사도 나설 계획이다. 이화여대 AI 교육 연구지원센터는 지난 8월 교육부 '2020년 인공지능(AI) 융합교육 연구·지원 센터 공모 사업'에 단독 선정돼 이 같은 현황조사를 교육 당국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대 호크마교양대학, 다양한 전공 탐색 후 진로 결정

무엇보다 정 센터장은 ‘학생이 주체가 되는 교육’을 누차 강조한다. 그는 지난 8월부터 이화여대 호크마교양대학장으로서 신입생들이 자기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2018년도부터 정시모집에 학과지정 없이 계열로 통합 선발한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 시간을 주고 적성에 맞춰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호크마교양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AI 기술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려면 학생이 주체가 되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더욱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교육 당국의 시스템이 중장기적으로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호크마교양대학은 인문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엘텍공과대학, 경영대학, 신산업융합대학, 스크랜튼대학 등 7개 단과대학 40여 개 학과로 구성돼 있다. 1학년 말에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해 진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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