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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자급자족 추진]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 국내 업계 영향은?

입력 2020-09-27 16:31 수정 2020-09-27 16:37

장기적으로 악재… 현지 공장 증설도 예상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 삼성전자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빅2의 자급 정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국의 화웨이 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부, 반도체 자급화에 보조금 29조 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의 반도체 자급 정책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연방의회가 미국 반도체 산업의 리쇼어링(본국 회귀)을 촉진하기 위해 약 250억 달러(약 29조3750억 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의회는 인텔 등 자국 반도체 업계의 개발ㆍ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거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과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업체가 생산하는 반도체에 너무 의존한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의 해외 의존을 내버려 두면 미국의 안전보장이나 군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계의식이 깔렸다.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은 2025년에는 세계 반도체의 70%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 고객사 뺏기나

이 같은 미국의 자급 정책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현지 공장 증설에 따른 보조금 등 일부 기회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미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건설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미국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생산 전문)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나 TSMC 등 외부 파운드리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칩을 생산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의 반도체 자급 정책에 따라 인텔의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엔 전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내 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미국 반도체 자급정책의 하나로 해석된다. TSMC는 15조 원을 투자해 2024년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 반도체 생산 시설들이 구축되면 삼성전자는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고객들을 뺏기거나, 신규 고객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이 자국 업체들에 자국 내 생산시설을 이용하라고 유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삼성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증설 가능성도

물론 삼성전자 역시 미국 내 공장 증설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돌리고 있다. 오스틴 공장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공장을 증설하면 된다.

다만 보조금을 받더라도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반도체 메인 공급망은 아시아 중심으로 짜여 있어 미국 투자는 부품 수급 등 관련 추가 비용이 많이 든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지난 8월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최첨단 공정의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삼성전자 측은 “미국 투자에 관해 결정된 바 없고 시황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미국 내에 세우라고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강자다. 여기에 미국이 자국 메모리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에 힘을 실어준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점유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술력 갖춘 미국, 자급화 속도 빠를 듯

미국의 자급 정책은 이미 자급화에 나선 중국과 다른 시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은 자체 기술력과 인력에서 역부족인 상황에서 자급화를 추진했다. 결국 자급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미국은 이미 기술과 인력이 갖춰진 상태다. 반도체 자급 정책 추진에 따라 자급률을 빠르게 높여 나갈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 자급 정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메모리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로 확대하려는 시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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