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우리를 가르는 선은 어떻게 지워야 할까

입력 2020-09-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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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갈 수 없습니다!/ 전정숙 지음/ 고정순 그림/ 어린이아현 펴냄/ 1만3000원

어릴 적 했던 놀이 중 땅따먹기가 있다. 공간을 내 것, 네 것 가르고 뺏고 뺏기는 놀이다. 다 큰 어른도 여전히 내 땅, 네 땅을 나누고 너와 나 사이에 선을 긋고 산다. 경계 안의 삶과 경계 박의 삶은 엄연히 다르다. 경계 안은 안온하고 화려하지만, 경계 밖은 치열하고도 처절하다. 입장 가능한 자와 불청객의 처지는 천지 차이다. 초대받은 자와 초대받지 못한 자의 삶도 절대 같아질 수 없다. 경계를 넘는 것이 많은 이들의 꿈이 된 이유다.

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 역시 때로 성공으로 불린다. 제한된 공간은 우월감, 행복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제한된 공간은 곧 공간 차별, 공간 학대이기도 하다. 이 넓은 지구 위에, 아니 이 무한한 우주 공간에서 작은 점으로도 표시되지 못할 자리와 공간이 뭐라고 순서와 자리에 목숨을 걸고 사는 게 당연한 세상이 되었을까.

출입증 없이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거대한 빌딩들, 그리고 점심시간마다 그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명패를 건 사람들과 그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교차한다. 경계를 사이에 두고 있으면 이쪽도 저쪽도 편안하지 않다. 경계를 지으면 기쁘기보단 되레 괴롭다.

저자는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하는 경계들 앞에서 누구도 선뜻 발을 내딛지 못하는 사이, 막히고 닫히고 멈춰선 곳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음을 절감한다. 용기를 내서 각종 장벽 앞에서 한 발 앞으로 발을 내디딜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을 그림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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