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코로나와 전쟁 중”…선진국 부채, 2차 대전 이후 최악

입력 2020-08-24 10:32 수정 2020-08-24 13:5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경제 성장·인구증가율 둔화 속에서 부채 절감 쉽지 않을 듯

▲국내 총생산 대비 정부부채 비율. 파란색 : 선진국/회색 : 신흥국. 출처 WSJ
▲국내 총생산 대비 정부부채 비율. 파란색 : 선진국/회색 : 신흥국. 출처 WSJ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주요국들의 정부 부채를 제2차 세계대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7월 기준 선진국들의 부채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128%로 치솟았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을 늘리면서, 정부 부채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규모로 불어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에는 124%였다.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명예 학장은 “전쟁 비유는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치르고 있었고, 지금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외세가 아닌 바이러스이지만, 지출 수준은 문제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이 부채를 줄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만 하더라도 선진국들은 급속한 경제 성장에 힘입어 재빨리 부채를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959년까지 50% 미만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성장 둔화, 인구구조, 기술 등에 따라 이제는 이러한 상황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특히 선진국들은 더는 전후에 있었던 급속한 경제 성장이나 인구 증가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버렸다.

1950년대 후반까지 세계 경제는 말 그대로 ‘급성장’했다. 프랑스와 캐나다는 연평균 5%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탈리아는 6%, 독일과 일본은 8% 이상에 달했다. 미국 경제 또한 1년에 거의 4%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과 영국, 독일의 성장률은 연간 약 2%에 그쳤다. 일본과 프랑스는 1%에도 못 미쳤고, 이탈리아의 경우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 물론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했을 시 낙관론이 커질 수는 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의 붐을 다시 재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WSJ는 전망했다.

아울러 선진국의 인구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 사회가 고령화하고 생산성이 저하되면서 노동력이 감소했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선진 7개국의 인구증가율은 연간 1%에 가깝거나 그 이상이었는데, 오늘날 주요 7개국(G7) 중에서 1%의 인구증가율을 보이는 국가는 없다. 일본과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되레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진국들이 과거 대비 훨씬 큰 규모의 정부 부채를 ‘뉴노멀’로 수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장기금리를 낮추고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중이 보유한 국채의 양은 줄어들고, 부채에 대해 지불된 이자는 대부분 정부에 다시 송금된다. 즉 이들 정부가 민간에 진 채무가 실질적으로 그렇게까지 큰 부담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6조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가운데 4조 달러 이상을 쥐고 있으며, 일본 중앙은행은 자국의 채무 11조 달러 중에서 4조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사례는 부채가 오랫동안 GDP의 200%를 훨씬 넘기고도 재정위기를 촉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아이스크림은?…매출액 1위 공개 [그래픽 스토리]
  • 개인정보위,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 부과
  • 강형욱, 입장 발표 없었다…PC 다 뺀 보듬컴퍼니, 폐업 수순?
  • 큰 손 美 투자 엿보니, "국민연금 엔비디아 사고 vs KIC 팔았다”[韓美 큰손 보고서]②
  • 항암제·치매약도 아닌데 시총 600兆…‘GLP-1’ 뭐길래
  • 금사과도, 무더위도, 항공기 비상착륙도…모두 '이상기후' 영향이라고? [이슈크래커]
  • "딱 기다려" 블리자드, 연내 '디아4·WoW 확장팩' 출시 앞두고 폭풍 업데이트 행보 [게임톡톡]
  • '음주 뺑소니' 김호중, 24일 영장심사…'강행' 외친 공연 계획 무너지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320,000
    • -0.2%
    • 이더리움
    • 5,322,000
    • +3.56%
    • 비트코인 캐시
    • 698,000
    • +0.14%
    • 리플
    • 727
    • -1.09%
    • 솔라나
    • 241,200
    • -3.13%
    • 에이다
    • 663
    • -1.04%
    • 이오스
    • 1,168
    • -0.68%
    • 트론
    • 163
    • -2.4%
    • 스텔라루멘
    • 153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400
    • -2.4%
    • 체인링크
    • 22,950
    • -0.65%
    • 샌드박스
    • 630
    • -1.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