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나이트’ 퇴출에 소송으로 반격한 에픽게임즈...‘애플세’ 관행 깨질까

입력 2020-08-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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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정책 우회하자 ‘규정 위반’으로 앱스토어서 삭제돼…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 제기

▲2019년 6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게임 엑스포에서 에픽게임즈의 인기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의 간판이 보인다. 로스엔젤레스/로이터연합뉴스
▲2019년 6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게임 엑스포에서 에픽게임즈의 인기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의 간판이 보인다. 로스엔젤레스/로이터연합뉴스
인기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미국 게임 개발업체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실상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아울러 이번 소송을 계기로 그동안 논란이 컸던 이른바 ‘애플세’로 불리는 고액 수수료 관행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에픽게임즈는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 장터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를 운영하는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구글의 수수료 정책을 우회하는 자체 결제 방식을 발표했는데,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에서 자사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가 퇴출당하자 소송으로 맞대응했다.

사건의 발단은 에픽게임즈가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는 직접 결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에픽게임즈는 시스템 내에서 자체적으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인 앱(in-app)’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이용자가 결제 옵션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인 앱 결제를 통해 아이템을 구매한 이용자들에게는 20%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애플이나 구글의 수수료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인식됐다. 실제로 에픽게임즈는 “애플이나 구글의 결제 옵션을 통하면 그들이 수수료로 30%를 떼 가기 때문에 할인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만약 구글과 애플이 수수료를 낮춘다면, 그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애플은 앱 내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판매할 때 모든 결제를 애플을 통해 하도록 했다. 그리고 여기에서 발생한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갔다. 사용자가 게임 앱 내에서 10달러를 지출하면, 이중 3달러는 애플이 가져가는 식이다. 애플의 이러한 수수료 정책은 개발자들 사이에서 일명 ‘애플세(APPLE TAX)’로 통했다. 이에 대해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으며, 지난 7월 열린 미국 의회의 반독점 청문회에서도 논점 중 하나로 다뤄졌다.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하는 구글 또한 애플과 같은 30%의 수수료 정책을 택하고 있다.

에픽게임즈의 이러한 움직임은 많은 사람들에게 애플과 구글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에 애플과 구글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양사가 규정 위반을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3억5000만 명이 넘는 플레이어를 보유한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하는 초강수를 꺼내 든 것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해당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다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에픽게임즈 측과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애플은 성명에서 “에픽게임즈는 10년 동안 앱스토어에 앱을 제공하면서 애플이 모든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도구와 테스트 및 배포를 포함해 앱스토어 생태계의 혜택을 누렸다”고 주장했다.

기술 거인의 초강경 대응에 에픽게임즈는 굴하지 않았다.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캠페인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에픽게임즈 측은 65쪽짜리 소장에서 “애플의 앱스토어와 이용자 결제에 대한 통제는 반(反)경쟁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소송은 금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앱스토어와 관련한 애플의 많은 관행을 중단시키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라인에 애플의 과거 광고를 풍자하는 동영상을 올리는가 하면, ‘#프리포트나이트 (#FreeFortnite)’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앱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에픽게임즈를 응원하는 분위기다. 유력 개발사인 에픽게임즈가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그동안 애플의 고액 수수료 관행이 깨질 수 있어서다.

앱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올 7월에만 200만 회 다운로드 돼 3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총매출 기준으로는 아이패드 앱 중에서 5위 안에, 아이폰 앱 중에서는 10위 안에 각각 들었다. 2018년 3월 이후부터 치면 1억3300만 회 이상 다운로드 돼 12억 달러의 매출을 거뒀고, 애플은 수수료로 3억6000만 달러를 떼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앱스토어 수수료 관련 질문을 받자 “앱스토어는 최근 10년 간 일자리 창출 1위일 가능성이 높은 ‘경제 기적’”이라고 자찬했다. 이에 데이비드 시칠린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장은 “30%의 수수료율은 터무니 없다”며 “날강도짓”이라고 비판했다.

에픽게임즈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사가 있지만, 중국 거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부분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가치가 170억 달러인 에픽게임즈가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눈앞에 둔 애플이라는 거인을 상대하는 만큼, 최대한 아이폰을 덜 매력적이고, 애플은 매력적이지 않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다운로드 하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감점 요인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NYT는 현재 애플을 둘러싸고 반독점 논란이 거세 애플에 대한 압력도 증가하고 있다며 반드시 애플에 유리한 싸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는 NYT에 “이 산업을 더 좋고 공정한 곳으로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인류의 미래에 중대한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모든 상거래와 모든 연설을 통제하는 이런 기업들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에픽게임즈는 2018년부터 자체 앱스토어를 출시해 개발자들에게 12%의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5~7%의 수익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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