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표현의 자유’ 노이로제 걸린 중국의 모순

입력 2020-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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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영 국제경제부 기자

4월 13일, 미국 CNN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생중계 도중 중단했다. 트럼프가 코로나19 대응을 미화하는 동영상을 예고 없이 틀자 화면을 아예 꺼버린 것이다. 당시 존 킹 CNN 앵커는 “백악관에서 국민 세금으로 선전 동영상을 방영하는 일은 전례가 없다”고 비판했다.

언론 자유의 역사가 깊은 미국이라지만, 명색이 대통령 기자회견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중단하는 일은 간 큰 행동이다. 가뜩이나 태평양 건너편에서 ‘표현의 자유’로 사달이 난 판국에, 정부와 맞짱을 뜨는 미국 미디어의 모습은 참신하기까지 하다. 말 많고 탈 많은 미국 사회가 그래도 굴러가는 이유가 아닐까.

표현의 자유에 노이로제가 걸린 중국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홍콩보안법을 밀어붙여 세계의 왕따를 자처한 중국이 국가안보를 내세웠지만 공산당을 겨냥한 비판의 싹을 자르려는 의도란 걸 대명천지에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중국의 ‘눈 가리고 아웅식’ 행태는 점입가경이다. ‘만리방화벽’으로 불리는 인터넷 감시망을 통해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 접근을 막고 있다. 오직 중국 공산당이 허용한 정보만 얻을 수 있다. ‘만리대포’를 통해서는 외국인 접근도 차단하고 있다.

한술 더 떠 중국 일부 명문 대학은 헌장에서 사상의 자유란 말을 삭제하고 중국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문구를 집어넣기까지 했다.

공산당 일당 독재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 취약한 체제이기에 ‘다른’ 생각을 이토록 두려워할까 싶다.

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은 중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포부와도 모순이다. 4차 산업혁명의 토대는 창조와 상상력에 있다. 창조와 상상력은 생각의 자유를 먹고 자란다. 표현의 자유가 없는 생각의 자유는 어불성설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저술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창립자는 “미래는 자본보다도 창조가 생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표현의 자유에 경기를 일으키는 중국이 무슨 수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베끼기로 승부를 볼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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