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도박꾼 놀이터 된 주식시장

입력 2020-06-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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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 호재 악재 상관 없이 등락 -IMF “투자자들, 낙관론과 실물경제 괴리 무시하고 중앙은행 전례없는 지원에 베팅” -“또다른 자산 가격 하락 리스크 높여...코로나 재유행이 관건” -스포츠 도박사들, 증시로 흘러들어온 것도 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2차 경제봉쇄 우려 속에 미국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호재든 악재든 상관없이 예상을 깨는 증시 흐름을 두고 ‘도박판’ 같다는 진단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일희일비하면서 5거래일 중 3거래일이 올랐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비관적 분위기와는 무관하게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증시 랠리에 국제통화기금(IMF)은 25일(현지시간) 경종을 울렸다. 투자자들이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이고 전례 없는 지원에 베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IMF는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주가 회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건 맞지만, 금융시장의 낙관론과 실물 경제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 회복 전망을 해칠 수 있는 자산 가격의 또 다른 하락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올 1월부터 6조 달러(약 7224조 원) 규모의 자산을 사들였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매입한 자산 규모의 2배가 넘는다. 덕분에 주가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85%를 회복했다.

하지만 IMF는 “지금까지의 낙관적인 분위기가 지속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코로나19 재유행이 주식시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여러 ‘트리거’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일각에서는 실제 도박사들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온 점도 비정상적인 흐름 원인으로 꼽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월가 일부 애널리스트는 스포츠에 베팅하던 사람들이 최근 증시로 몰리고 있다고 본다. 증권사 BTIG의 줄리안 에마누엘 수석 주식·파생상품 투자 전략가는 “그게 증시를 떠받친 요인이라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최근 몇 달 동안 수백 만 명의 개인투자자들이 증권계좌를 텄다고 한다. 경제 봉쇄로 실업률이 급증하는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몇 년 간 본 적 없는 규모의 신규 매수세가 홍수처럼 밀려들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그들이 스포츠에 베팅하던 이들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부는 공격적인 도박꾼 성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증시 재료와 상관없이 자신들의 직관에 따라 스릴 넘치는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파산해서 가치가 거의 없는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다.

NYT는 코로나19로 스포츠 경기가 중단되면서 지루해진 도박꾼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게임산업 리서치회사 에일러스앤크레지크게이밍에 따르면 도박꾼들은 작년에 합법적으로 130억 달러 이상을 스포츠 게임에 쏟아부었고, 불법 도박은 그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주요 스포츠 리그가 폐쇄되면서 이런 돈들은 갈 곳을 잃었다. 3월 스포츠 도박 매출은 전달보다 60% 감소했고, 4월에는 80%, 혹은 그 이상 줄었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23세 남성은 “초기에 주식에 1000달러를 넣었다”며 “불과 몇 주 만에 사상 최고치와 최저치를 모두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항공과 카지노 관련주를 샀는데 1주일 새 60%가 뛰었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도 주식을 하라. 지금 주식은 거저먹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포츠 리그가 본격 개막한 이후 도박꾼들이 빠져나가면 증시는 거품 빠진 닷컴버블 붕괴 때와 같아질 수 있다며 이상 랠리에 과도하게 편승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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