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대가 살아야 문화가 산다

입력 2020-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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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사회경제부 기자

"공연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존이 걸려 있습니다."

10일 서울 마포구 소극장 산울림에서 만난 임수현 산울림 예술감독이 한 말이다. 극단 산울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공연을 통째로 날렸다. 이번에 다시 공연을 재개하지만 '거리 두기 좌석제'로 40석밖에 관객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더 힘든 상황에 놓인 소형 극단을 위해 극장을 열고 무대를 올린다. 지난달 1일 서울 대학로 소극장 예술극장 나무와물이 폐관했다는 소식을 접한 터라 흘려들을 수 없었다.

공연예술통합전상망(KOPIS)에 따르면 올해 1월 386억 원이었던 공연예술 업계 매출액은 4월엔 47억 원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생활 방역으로 전환한 5월 매출액은 112억 원까지 늘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6월엔 다시 먹구름이 꼈다. 하반기도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공연계를 위한 지원책은 계속 나왔다.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뮤지컬협회 등은 고용위기 극복, 침체된 공연예술계 활성화와 관련된 지원 정책을 내놓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소극장협회 등도 대관 지원 사업을 발표했다. 서면계약 위반사항 조사권과 시정명령권이 신설된 예술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안도 4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관객이 극장을 찾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냐는 하소연은 여전히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겨우 극장을 잡고 개봉일을 정해 공개된 영화, 그리고 만족스럽지 않은 관객 수가 눈에 띈다. 관중이 없어도 이미 대관료를 지불해 계속 돌아갈 수밖에 없는 공연과 그 관계자들의 한숨이 들려온다.

그래도 공연은 계속된다. 관객이 사라지고 극장이 없어져도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은 멈출 수 없다. 극단 산울림이 단 40명의 관객을 위해서라도 공연을 올리는 것은 '돈'이 아닌 문화가 없는 우리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현장에서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장기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공연을 올리고 영화를 촬영하고 무대를 기획하는 이들은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도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직이자 업인 까닭이다. 이들이 훗날 작품을 올릴 무대와 극장이 없어져선 안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속해서 현장과 소통을 해야 한다. 무대가 없어지고 창작자들의 의지가 꺾이면 대한민국의 문화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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