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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정부 코로나 위기 대책의 아쉬운 점 3가지

입력 2020-04-28 13:00

▲박성호 부국장 겸 산업부장
▲박성호 부국장 겸 산업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기에 진입한 지 100일이 지났다. 앞으로 2분기가 코로나19 진정과 경제회복의 고빗사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는 ‘기업안정화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산업은행에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설치하기로 하는 등 나름대로 경제의 둑 붕괴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만시지탄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죽음의 계곡에 빠져있는 대기업 지원에 전향적 모습을 보여준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런데도 정부의 코로나 19 극복 대처 행보에는 세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우선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기업들을 지원하며 붙인 조건들이 합리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에 대한 특혜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조치라는 걸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고용안정 조건으로 6개월간 일정 비율 이상의 고용 총량을 유지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가산금리 부과, 지원자금 감축ㆍ회수 등의 벌칙을 부과할 방침이다. 자금지원을 받는 만큼 직원을 자르지 말라는 도덕적 의무를 대기업들에 부과하며 벌칙을 제시한 셈이다.

벌칙은 ‘돈’으로 귀결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은 도덕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해 왔다. 벌금이 사회규범을 위반하는 대신 지급하는 일종의 ‘가격’이 된 지 오래다.

이스라엘의 한 유치원 사례가 있다. 이 유치원 교사들은 방과 후 아이들을 늦게 데려가는 부모들 때문에 종종 퇴근이 늦었다. 그래서 교사들은 아이들을 늦게 데려가는 부모들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물질적 손해를 면하기 위해 지각하는 학부모가 줄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다. 그러나 오히려 벌금을 부과한 이후, 지각하는 학부모가 2배로 늘었다. 벌금이 지각의 대가로 인식되며 죄책감이 줄고 지각도 정당화된 것이다.

지난한 일이 될 수 있지만 각 기업ㆍ업종별 상황을 고려해 최대 적정 고용인원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논의와 협의를 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부여한 조건의 무조건적 적용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정상화 이익 공유를 위해 총 지원 금액의 일정 부분을 주식연계증권이나 상환전환우선주 등으로 받는 방안도 세심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산업은행은 지난주 대한항공에 1조2000억 원을 금융 지원하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영구채에 3000억 원을 투자하고, 이를 지분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3000억 원을 지분으로 전환하면 약 10.8%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이 이미 1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29.96%의 지분(보통주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33.34%에 그친다.

지금 KCGI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대한항공으로서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정부보유지분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으니 자금을 지원받을 때 고민할 수밖에 없다. 경영의 실패로 인한 부실이 아닌데도 경영권을 우려해 대기업이 정부지원을 받을까 말까 망설이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총선을 거치며 뜨거운 감자, 아니 불타는 감자가 된 ‘재난지원금’을 놓고 벌어지는 국론분열도 안타깝기만 하다.

당ㆍ청은 모든 국민 대상 지급으로 가닥을 잡으며 고소득층의 자발적 기부라는 조건과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는 오히려 사회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 수 있다.

2018년 기준 전체 근로자 중 상위 30%인 560만 명이 전체 근로소득세의 94.9%를 냈다. 사업소득과 연금소득 등이 포함된 종합소득세는 비중이 97%에 이른다. 반면 아예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는 면세자 비중은 40%를 넘는다. 세금 내는 사람 따로, 혜택받는 사람 따로인 상황에서 그마저도 ‘반납’이라는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불공정하다.

상황은 급박하고 위중하다. 그럼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눈앞의 상황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의 상황을 이해하거나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터널시야(tunnel vision)’에서 벗어나 세심하게 지원책을 설계해야 향후 부작용을 최소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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