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세상] 불꺼진 공장·구조조정·국가 봉쇄… 글로벌 경제 ‘빙하기’

입력 2020-04-26 18:19 수정 2020-04-2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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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공급 차질에 車·가전 공장 셧다운… 항공업계 중심으로 휴직·감원 칼바람… K- 진단키트 기술력 세계가 주목 올 수출액 1937억 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난달 22일 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들이 멈춰서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난달 22일 인천국제공항에 여객기들이 멈춰서있다. (연합뉴스)

# 여행사에 근무하는 이주경(41) 씨는 최근 회사의 유급휴가로 한 달간 출근하지 않게 됐다. 급여는 평소의 70%가 지급된다고 하지만 혹시 모를 구조조정에 불안하기만 하다. 유급휴가에 돌입하면서 운동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집밥도 제법 익숙해졌다. 매주 목요일에는 인근 약국에 들러 마스크를 구매하고 1주일에 한 번 장보는 시간도 이커머스로 간편하게 마친다. 지방에 있는 부모님과도 평소보다 자주 통화하게 됐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조카는 아직 학교 근처도 가보지 못했단다.

‘코로나19 이전의 삶은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구조조정에 돌입한다는 뉴스가 나오면 지인들의 일자리가 안전한지부터 걱정이 앞선다. 코로나19는 소비패턴과 소비행태, 여가생활은 물론 고용불안까지 야기할 만큼 대한민국을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몰아넣었다. 이투데이가 코로나19 100일을 맞아 대한민국을 바꾼 10가지 키워드를 선정했다.

공장들은 부품 공급 차질로 줄줄이 셧다운됐다. 글로벌 완성차 공장 가동률(16일 기준)은 29%에 그쳤다. 자동차 생산량 감소 여파로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업체들은 재고 조정 차원에서 공장 휴업에 들어갔다.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진행된 설명회에 입장하는 실업급여 신청자들. (연합뉴스)
▲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진행된 설명회에 입장하는 실업급여 신청자들. (연합뉴스)

◇셧다운 = 공장들은 부품 공급 차질로 줄줄이 셧다운됐다. 글로벌 완성차 공장 가동률(16일 기준)은 29%에 그쳤다. 자동차 생산량 감소 여파로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 업체들은 재고 조정 차원에서 공장 휴업에 들어갔다.

삼성·LG 가전 공장도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가동 중단됐다. 최근 일부 지역 생산라인은 재가동되고 있지만, 인도 등에서는 여전히 현지 정부 지침으로 작동을 멈춘 상태다.

글로벌 철강업체들은 철강 수요 감소로 일부 용광로 가동을 중단했다. 일본제철, 이탈리아 아르셀로미탈, 인도 JSW스틸 등이 대표적이다. 포스코 또한 업황 악화로 감산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진하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까지 오후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진하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까지 오후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 = 코로나19가 꾸준히 확산하자 정부는 3월 22일부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돌입했다. 방역 당국은 집단 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에 운영 중단을 권고했고 국민에게도 모임이나 외식·행사·여행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역지침 미준수에 따른 처벌 수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자 운영 중단에 동참하는 헬스장, 유흥업소, PC방이 늘었다. 도서관과 박물관 등 공공시설도 문을 닫고 교회와 성당, 사찰도 현장 종교 행사를 열지 않자 외출 자체가 줄었다.

◇국가봉쇄 = 해외에서 유입되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국경 문을 걸어 잠갔다. 한국은 13일부터 90개국 외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잠정 중단했다. 한국에 오려면 정규 비자를 발급받고 건강검진 결과를 제출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나의 유럽’을 상징하던 솅겐 조약도 위기를 맞았다. 솅겐조약 유럽연합(EU) 회원국 다수는 국경을 닫거나 이동에 제한을 뒀다. 미국도 중국, 유럽인의 입국을 차단했고, 비자 발급 서비스도 중단했다.

◇이커머스 = 감염을 우려해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꺼리는 이들이 증가하며 이커머스가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월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월간 거래액이 11조96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온라인 쇼핑 성장률 18.3%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커머스 기업들도 줄줄이 호실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실적발표에서 이베이코리아는 15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고 티몬도 월 단위 첫 흑자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마트의 잠정실적 공시에서도 이커머스의 선전이 엿보인다. 이마트는 점포당 매출 감소에도 불구,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와 쓱닷컴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조46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3233억 원보다 4.3% 증가했다. 지난해 1조 원이 넘던 영업손실을 7205억 원으로 줄인 쿠팡도 1분기 수혜가 예상된다. 이커머스로 쇼핑의 주도권이 이동하면서 롯데도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롯데ON’의 론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언택트 = 기업들은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했다. 현대·기아차는 아반떼, 제네시스 G80, 쏘렌토 등의 신차를 비대면으로 공개했다. 판매 전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들자 LG전자는 유튜버와 협업해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홍보했고, 기아차는 AR(증강현실)를 활용해 신형 쏘렌토를 체험할 수 있는 앱까지 출시했다. 신차 판매에 비대면 방식을 도입한 곳도 있다. 르노삼성차는 신차 XM3를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판매했는데, 사전계약자의 21%가 이 방식을 이용했다. 쌍용차와 수입차 브랜드 지프는 비대면 상담을 진행한 고객에게 신차 가격을 할인해주기도 했다.

각국 정부는 생계 위기를 겪은 국민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구원 수에 따라 최대 100만 원까지 재난지원금을 지원한다.

미국 의회는 지난달 재난지원금 정책이 포함된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로 연간 총소득 7만5000달러 이하 개인에게는 1200달러를, 부부는 2400달러를 받는다. 독일도 자영업자 지원에 500억 유로(약 73조 원)를 쏟아붓는다. 일본은 1인당 10만 엔(약 115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전국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4월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신영초등학교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개학한 초등 1~2학년은 EBS 방송 시청 위주로 원격수업을 받고 3학년은 상급 학년들처럼 컴퓨터·스마트 기기를 사용한 쌍방향형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뉴시스)
▲전국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으로 개학한 4월 2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신영초등학교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개학한 초등 1~2학년은 EBS 방송 시청 위주로 원격수업을 받고 3학년은 상급 학년들처럼 컴퓨터·스마트 기기를 사용한 쌍방향형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뉴시스)

◇온라인 =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개학 등이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9일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모든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했지만, 스마트 기기 보유 여부에 따라 교육 편차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재택근무로 인해 출퇴근 시간이 줄어 좋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동료들과 소통이 어려워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현대차 등은 온라인 채용을 실시했다. 채용 전 과정을 비대면 접촉 방식인 화상 및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지난달 3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2층 맞이방 정책매장에서 판매하는 공적판매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3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2층 맞이방 정책매장에서 판매하는 공적판매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K-바이오 =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최대한 빨리 가려낼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에 주력했다. 이 기술력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K-진단키트’로 한국의 방역 위상을 드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간 진단키트 수출액은 1억3195만3000달러로 지난달(725만4000달러)보다 약 18배 증가했다. 올해 진단키트 수출 규모는 1억5670만2000달러(약 1937억 원)에 달한다.

◇마스크 =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출 허가를 받은 진단키트는 21일 기준 35개 업체, 47개 품목이다. 이 가운데 오상헬스케어와 씨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았다. 랩지노믹스는 미국 메릴랜드 주 정부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공급량과 일부 업체의 사재기 등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하자 정부는 지난달 9일부터 ‘마스크 5부제’를 도입했다. 전 국민이 공적 마스크를 출생연도에 따라 정해진 요일에 주 1회, 1인 2매씩 구입하게 하는 제도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마스크 공급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마스크 5부제 8주차에 접어드는 27일부터 일주일간 공적 마스크 구매 수량을 1인 3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고용 절벽 =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자 직원 휴직·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대표적인 업종은 항공업이다. 여행수요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한 탓이다.

이스타항공은 전체 직원의 5분의 1수준인 350명가량을 구조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대형항공사(FSC)들도 유급·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은 2월 만 45세 이상 직원 2600여 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접수했다. OCI는 지난달 군산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채용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 채용규모가 예년보다 44%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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