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10달러대로 추락...시장도 ‘마이너스 유가’ 시대 대비

입력 2020-04-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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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8년 만에 최저 수준…석유 저장 시설 포화에 “돈 주고 기름 내어줄 수도”

▲최근 1년간 WTI 가격 추이. 15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19.87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최근 1년간 WTI 가격 추이. 15일(현지시간) 종가 배럴당 19.87달러.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제 원유시장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유가 폭락이 계속되면서 시장도 마이너스 유가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0.24달러) 하락한 배럴당 19.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배럴당 20달러 선을 내준 동시에,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WSJ는 마이너스(-) 유가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운송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조만간 손님들에게 돈을 주고 기름을 내어주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서다. 저유 시설이 전 세계적으로 포화 상태가 되면서 더는 원유를 저장할 공간을 찾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부문 책임자는 “유조선을 쉽게 이용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생산자들이 넘치는 원유를 해결하기 위해 극단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며 “여기에는 고객에게 돈을 주고 기름을 내어주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붕괴는 에너지 업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것은 물론, 에너지 관련 파생상품 거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CME그룹은 에너지 관련 금융상품에서 유가가 마이너스대로 떨어져도 대처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다시 프로그래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더들 역시 원유 파생상품이 마이너스 가격에 거래된 것을 본 적 없다면서도 “몇 주 전부터 실제로 마이너스권이 됐을 경우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시장이 직면한 문제 중 하나로 남아도는 석유를 저장하는 능력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이 다양한 조치를 꺼내 들면서, 원유 수요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장이 폐쇄됐고, 자동차와 비행기로의 이동이 멈췄다. 이에 따라 정유공장의 가동률은 급격하게 떨어진 반면, 원유 재고는 빠른 속도로 쌓여가고 있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4월 10일 마감) 미국의 원유 재고는 1520만 배럴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치(1202만 배럴 증가)를 웃돌았다. 휘발유 재고도 1050만 배럴 증가한 반면, 정제 활동은 2008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유국들이 지난 12일 사상 최대 규모의 감산을 결정했지만, 공급과잉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플러스(+)는 5~6월 두 달 동안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 규모가 감산 폭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의 크리스 미즐리는 “시장의 수급 균형을 현저하게 바꾸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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