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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칼럼] 맞춤형 세상, 나만의 전용 신문

입력 2020-04-09 17:34

한국과학저술인협회장

TV 앵커인 홍길동은 아침 일찍 아내와 함께 인터넷 ○○일보의 기사를 읽고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읽고 있는 신문의 1면은 서로 다르다. 홍길동이 읽고 있는 것은 온통 국내외 각지에서 일어난 사건들인 반면 그의 아내가 읽고 있는 것은 원예에 관한 기사이다. 또한 아내가 읽는 3면은 완전히 다르다. 유럽의 왕가에 대한 가십성 뉴스로, 신문사의 빅데이터가 그녀가 유럽의 왕족에 관한 기사를 즐겨 읽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18세기 1차 산업혁명 시대로 들어서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신문과 같은 정보전달 매체이다. 이후 전신, 라디오, TV의 뒤를 이어 인터넷, 휴대폰의 등장으로 정보 시장은 홍수를 이룬다. 그러나 이들 엄청난 정보를 여러 방법으로 손쉽게 얻을 수 있지만, 막상 이들 정보 대부분이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이라는 데 문제점이 도사린다.

한마디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만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정보 매체들은 다중을 대상으로 하므로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추어 편집하기도 어렵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시간 낭비를 의미하는데 학자들은 이 문제를 4차 산업혁명이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미래의 언론은 독자 개개인이 읽고 싶어 하는 뉴스만 선별하여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신속히 찾아내 전송해 주는 ‘주문형 정보 서비스’이다.

각 개인이 원하는 정보만 추려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신문이 지향할 요건으로, 신문 배달도 필요 없고 늦게 배달되는 일도 없다. 24시간 내내 읽을 수 있으며 실시간 새로운 기사로 채워진다. 이런 변화는 신문이라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줄 수 있는데, 다음 상황이 미래의 신문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문사는 신문이 아니라 정보를 파는 곳으로 독자는 포장지가 아니라 내용물을 산다. 자신이 정보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신문사는 살아남기 힘들다. 자신이 교통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므로 철도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결국 큰 낭패를 본 것과 다름없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통해 사용자 기반(user-based) 협업 필터링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는 고객의 선호나 행위에 대한 많은 데이터 축적을 기본으로 한다. 아마존은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양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므로 신간 서적 특성상 추천의 정확도가 낮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마존은 고객 선호나 행위는 고려하지 않고 구매한 아이템에서만 유사성을 찾았다. 이용자가 아이템을 검색할 때마다 ‘이 상품을 구입한 사람은 이런 상품도 샀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추천 아이템 목록을 제시한다.

전형적인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마케팅 방식은 고객에게 큰 도움을 주어 아마존이 비상하는 발판이 되었고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로 거듭났다. 한국의 인터넷 도서 판매업체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으면 하단부에 다른 고객이 구입한 책이나 유사한 분야의 책은 물론 저자가 그동안 출간한 책을 나열하여 함께 구매할 것을 조언한다. 넷플리스, 핀터레스트 등에서 여러 번 체크한 주제를 콕 집어 보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흥미로운 것은 홍보도 맞춤형이 된다는 점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톰 크루즈가 한 쇼핑센터를 걸어갈 때 홀로그래피 광고 간판과 아바타들이 그에게 마케팅 메시지를 던지고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가 특별히 좋아할 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한다. 이 장면은 간판에 설치된 눈동자 추적 기술이 행인의 시선을 모니터하여 행인의 나이와 성별을 추정하고 얼굴 신호를 관찰해서 기분과 감정을 인식하여 송출하는 것으로, 모든 범주의 소비자 구매 행동과 감정적 반응을 관찰하여 맞춤 광고를 보내주는 것이다.

나만의 전용 신문은 이런 정보 제공 개념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이런 변화의 중요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개인을 위한 정보 제공 시스템이 그동안 정보의 세계에서 갑·을의 위치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다중을 위한 정보 제공에서 개인을 위한 정보 제공이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참고문헌 :

「미 주문형 정보서비스 등장/뉴스 등 가입자 필요정보 제공」, 양영유, 중앙일보, 1994.07.07.

「빅데이터 기술, 어디까지 왔나」, 김준래, 사이언스타임스, 2016.12.28.

「진로 설계 조언까지…“인공지능에게 물어봐”」, 이승훈 외, Channel A, 2017.07.09.

「인공지능이 사람 뽑는 시대 왔다」, 김경필, 조선일보, 2017.08.17.

『갈릴레오에서 터미네이터까지』, 에이드리언 베리, 하늘연못, 1997

『구글은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했는가』, 벤 웨이버, 북카라반, 2015

『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 김진호, 북카라반, 2016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신성장동력』, 이종호, 진한M&B,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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